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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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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2012.2.20) 가상의 섬 '소도어 섬'을 달리는 은 영국의 동화작가가 쓴 그림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는 와 마찬가지로 어린이들 사이에선 매우 인기가 많다. 이 애니메이션엔 '사장님'이 등장한다.(원작에는 역장(fat controller)으로 나온다) 토마스와 그의 친구들은 이 '사장님' 마음에 들지 못할까봐 늘 전전긍긍한다. 맡은 일을 잘한 꼬마기관차는 '사장님'께 칭찬을 받고, 일을 제대로 못한 꼬마기관차는 꾸중을 듣는다. '사장님'이란 용어로 번역된 것은 지극히 한국적 정서가 반영된 결과이겠지만, 공교롭게도 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영국은 철도의 종주국이면서 철도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다. 미국이 의료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이듯 말이다. 영국의 철도 민..
[프덕프덕] 강용석·신지호·안형환, 하다하다 '팀킬'까지… 이분들 '세심'하다. 자신들이 보좌하는 나경원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가 낸 책 제목 , 그대로다. 단어 하나 하나에 무척 집착하신다. 세심하기만 한가? 과감하시기도 하다.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때론 팀킬, 더 나아가 자폭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분들을 선거 초반 10%포인트 넘게 차이 나던 지지율을 박빙까지 끌어올린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선 물불 가리지 않는 진흙탕 싸움, 정책은 오간데 없고 상대 후보 물어뜯기만 난무하는 구태정치로 이번 선거를 몰고갔다고 비판하지만, 선거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냉혹한 정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의 활약은 오늘도 눈부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강타한 '안철수-박원순 바람'에 많..
나경원이 '아버지 문제'에 답해야 하는 이유(2011.10.18) 권력의 사사로움.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 그 아들이 개입된 내곡동 사저 부지 파문의 핵심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대통령과 아들과 청와대 경호처가 개인 돈과 국가 돈을 섞어서, 일반인들은 설명을 듣고도 알아먹기 힘들만큼 복잡한 방식으로 땅을 샀다. 그것도 경호처를 제외한 다른 참모진들은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부동산 투기, 편법 증여, 배임 등 숱한 의혹이 쏟아져나온다. 야당은 영부인인 김윤옥 씨를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이 검토가 현실이 될 경우 현직 대통령 부인이 검찰 고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급기야 17일 이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문제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이 문제를 총괄했던 김인종 경호처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파문이 쉬 가라앉을 것 같지..
[프덕프덕] 홍 대표·김 사장, '기자 사이보그' 시대(2011.7.17) 때는 2011년, MB정부 4년. 한달 가까운 집중 호우로 평년 강수량의 170%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져 4대강 주변에 사는 국민이나, 아닌 국민이나 마음이 심난한 시절, 여의도 '섬나라'에 수상한 이들이 출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들은 어떤 이들인가? 두툼한 벽 너머에서 '귀대기'로 엿들어 A4용지로 7장이나 되는 분량의 녹취록을 풀어내는 청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들이 작성한 녹취록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해 한때 '귀대기'가 아니라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들은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이들은 신체 능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상부의 지시라면 그것이 설사 범법 행위일지라도 서슴지 않고 해낸 뒤, 경찰 조사 따위는 유유히 따돌릴 정도로 뛰어난 지력과 담력을 가졌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윗선..
원희룡의 '발가락', 김진숙의 '발바닥'(2011.6.28)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자신의 발가락을 공개했다. 자신의 군면제 사실이 논란거리로 등장하자 사유를 밝히기 위해서였다. 내달 4일 열리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원 의원은 이날 당내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초청 토론회에서 "다섯 살 때 시장에 가는 아버지의 리어카에 올라타려다가 미끄러지면서 바퀴에 발가락이 끼는 사고를 당했고,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이 절단에 가까운 골절상을 입었다. 시골 의원에서 바로 접합수술을 받았으나 열악한 상황에서의 수술이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고 성장과정에서 기형이 가속화 되면서 발가락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것. 고의로 군 복무를 회피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고, 실제 공개된 원 의..
[프덕프덕] '따먹' 문수가 '보온' 상수를 이길 수 없는 이유? (2011.7.1) 우리 고전문학 춘향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으로 일약 정치권의 '거성(鉅姓)?'으로 등극한 '따먹' 문수 선생. 그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는 얼마 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여성들이 대체로 활동 폭이 남자보다 좁죠. 그러니까 여성들이 문제가 있는 데 밤늦게 연락이 안돼요. (여성들은 전화를 걸면) 딱 꺼버려요. 열시 넘으면 통화가 안돼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를 놓고 야당은 일제히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얼마 전 내놓은 춘향전에 대한 독창적 해석인 "춘향이 따 먹기"와 소녀시대에 대한 과도한 예찬인 "쭉쭉빵빵"을 묶어 '여성 비하 발언 3종 세트'라는 논평도 나왔다. 궁금하다. 문수 선생께서 평소 얼마나 여성을 우습게 여겼는지가 아니다. 도대체 밤 10시에 어떤 여성에게 전화했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김준규'에게 워킹맘이 고함(2011.5.26) 솔직히 25일 김준규 검찰총장의 발언을 뉴스로 접하고 화가 나지도 않았다. 김준규 총장은 전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남자 검사는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집안 일을 포기하고 일하는데, 여자 검사는 애가 아프다고 하면 일을 포기하고 애를 보러간다"고 말했다. 왜? 저게 현실이니까. 제아무리 검사라 해도 애가 아프면 열일 제치고 달려가야 하는 게 육아는 전적으로 엄마 책임인 한국사회의 현실이며, 그걸 보고 여성들의 직업의식 부족을 개탄하는 조직의 수장의 모습 역시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하나도 충격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김 총장의 발언이 크게 뉴스가 되고 많은 이들이 공분하고 이에 검찰총장 측이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진화하고 나서는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좀 음모론적으로 ..
[프덕프덕] '낙지' 재섭, '보온' 상수 옹을 데려가시고…(2011.4.29)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난 4.27 재보선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이긴 사람은 이긴 대로, 진 사람은 진 대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다. 이 와중에도 불과 하루 만에 잊혀진, '미친 존재감'이 있으시니 바로 강재섭 후보 되시겠다. 좀더 냉정히 말하자면 이분은 27일 밤 8시 모 방송사에서 분당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순간 바로 '아웃 포커싱' 되셨다. 선거 다음날부터 시작된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총사퇴 난리의 원인제공자이지만 누구도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 27일 패배가 확정된 뒤 인사를 하고 있는 강재섭 대표. ⓒ뉴시스 아, 세월이란 이렇게 무상한 거다. 그가 누구인가? 대구에서 지역구에서만 내리 다섯 번 당선되는 동안 줄곧 경기도 분당을 지켜온, 그래서 '신도시' 분당에서 15년 토박이론을 창시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