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155)
박 대통령의 '눈물'은 세월호 종결 선언?(2014.5.20)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이 화제다. 세월호 참사 34일 째인 19일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박 대통령은 굵은 두 줄기의 눈물을 흘렸다. '즙'이니 '액'이니 누리꾼들 사이에서 '악어의 눈물'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공감하지는 않는다. 다만 세월호 의인들을 '영웅',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칭하며, 그 눈물로 끝을 맺은 대국민 담화에 깔린 '전제'에 몹시 마음이 불편하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 초기에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며 "그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 타인들의 목숨을 구하느라 정작 본인의 희생된 이들을 영웅으로 칭하고, 다 마땅한 일이다. ..
박근혜, 진도에 '천막 청와대'를 쳐라(2014.4.25) '무정부 상태'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단원고 학생들과 그 부모들의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는 애끓는 절규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이 최근 피부로 절감하고 있는 일이다. 국민들은 지금 '심리적 무정부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사고 발생 열흘째인 25일, 초기 구조된 174명의 생존자를 제외하곤 단 한 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했다. 많은 국민이 정말 간절히 '기적'을 바라지만 차마 현실을 누구도 입에 올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 와중에 사고 현장에선 해경의 이해하기 힘든 처사로 민간잠수사와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내 새끼 물고기 밥 만들 거냐"는 실종자 부모의 절규는 결코 "미개한 국민"이라 터져 나온 게 아니다. "구조 작업에 도..
'계모'를 사형시키면 끝날 문제일까?(2014.4.11) 천인공노할 일이다. 최근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경북 칠곡과 울산에서 아이가 계모에게 맞아 죽은 사건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아이를 세탁기에 넣어 돌렸다.", "(맞아서) 팔이 휘었는데 전혀 치료를 안 했다.", "(맞아서) 갈비뼈 16개가 부러졌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아이들인데, 보호 받고 사랑 받아야할 가정에서 수년간 폭력에 시달렸다니, 이 아이들의 고통은 어쩌면 영원히 치유되기 힘들지도 모른다. 공교롭게도 두 사건은 같은 날인 11일 1심 선고가 났다. 울산지법 제3형사부는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계모 박모(41) 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도 이날 열린 선고공판에서 계모 임모(36) 씨에게 상해치사죄로..
안철수의 '무공천'과 <조선>의 '불공천'(2014.4.1) 직업이 직업인지라 정치적 입장과는 별개로 를 열심히 읽는다. 정치 기사를 읽다 문득 제목에 쓰인 '불(不)공천'이란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다. 순간 정치적 문제와 관련해 너무 많이 인용돼 이제는 상투적 표현인 된 듯한 조지 레이코프 UC 버클리대 교수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말이 떠올랐다. 역설적이게도, 이래서 는 '일등신문'이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에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게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문제다. 야권의 새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문제를 통합의 명분이자, 이번 선거에 있어 주요한 의제로 삼았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3월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무공천 약속을 한 후보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시기를 다시 한 ..
‘친박 사무총장’ 홍문종의 예견된 파문(2014.2.16) 2012년 4월 총선에서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는 않았으나, 나름 상징성이 꽤 큰 선거구가 경기도 의정부 을이었다. 하버드대 박사 출신인 대학 총장과 초등학교밖에 못 나온 청소노동자가 맞붙었다. 두 후보의 살아 온 삶은 너무 달랐다.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원도 하고, 대학 총장을 맡고 있는 여당 후보와 동물 사료 나르는 일을 하다 청소노동자가 되어 17년을 꼬박 청소일을 한 야당 후보. 병역까지도 대조적이었다. 군 방위병으로 입대했다가 4개월만에 '허리 디스크'로 의병제대한 여당 후보와 육군 GOP부대에서 근무하고 상병으로 만기전역한 야당 후보. 이 곳에서 당선된 이가 바로 홍문종 의원이다. (관련기사 : 청소부 vs 대학총장…"여기야 말로 99%대 1%의 싸움") 그는 ‘친박계’..
6월 24일, 대한민국 대통령은 어디 있었나(2013.6.25) 2013년 6월 24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일이, 또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속기관이자 국가 안보에 필요한 정보와 기밀을 사수해야 하는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법과 정치적 절차를 어기고 전직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언록을 전격 공개했다. 국정원과 이를 옹호하는 여당 입장에선 '불가피하며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하겠지만, 선뜻 납득하긴 어렵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다뤄져야할 정상회담 대화록을 '정치적 논란'을 이유로 전격 공개하는 만큼 그 절차와 공개 범위 방식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합의는 필수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일 일부 여당의원들이 국정원이 공개한 회의록 발췌본을 보고 문제 삼은 뒤 불과 4일 만에 공개했다. ▲ 박근..
'강용석 효과', 전직 女 의원도 종편 기웃?(2013.6.17) 최근 박상도 SBS 아나운서가 강용석 전 국회의원(변호사)에 대해 쓴 글이 화제다. 박 아나운서는 지난 14일 전·현직 언론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칼럼사이트 '자유칼럼그룹'에 '강용석의 변신은 무죄?'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는 이 글에서 "예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한 강용석 씨를 보면서 돈 세탁하듯 이미지도 세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2011년에 필자가 '강용석 의원은 왜 그럴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쓰면서 오늘과 같은 날이 오리라는 것을 예견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대중의 태도가 급변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아나운서는 "스스로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인 '썰전'을 통해 '예능으로 이미지 세탁'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꿈은 대통령이라는 말을 거침없이 하고 ..
윤창중, 손석희…비루한 언론의 현실(2013.5.13)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렸다. 대통령 취임 후 첫 해외 순방, 그것도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대변인의 '성 추문'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건 자체도 '진흙탕' 그 자체인데, 이것도 부족해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지난 11일 기자 회견을 자청해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나서면서 사건은 더 커졌다. 이 '뻔뻔한' 기자 회견을 통해 다시 한번 윤 전 대변인의 '함량'이 확인됐을 뿐 아니라 '청와대 귀국 지시' 의혹을 폭로하면서 불똥은 청와대 전체로 튀었다. 성추행 혐의 등을 부인한 것은 청와대가 귀국 직후 윤 전 대변인을 자체 조사하는 과정에서 '엉덩이를 만졌고,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던' 사실에 대해 시인했다는 점을 공개하면서 일단락 됐지만, 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