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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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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 게임도 즐기지 않는 아이들의 무력감이 가장 두렵다" [프레시안 books] 김지윤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책 제목 자체가 현재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겐 눈길을 확 잡아끈다. 이 책을 쓴 김지윤 작가는 2010년대 이후 태어난 이들을 'N세대(Net Generation)가 낳은 N세대'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의 화면(온라인)과 일상을 분석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당시 10대와 20대를 보냈던 첫 N세대의 자녀들인 2010년 전후로 태어난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미디어(스마트폰, 태블릿)를 접했고, "스마트폰을 부수는 것은 나를 부수는 것"이라며 분노한다고 한다. 인터넷이 기본 인프라가 됐으며, 스마트폰이 자아의 일부가 된 세상에서 김지윤 작가는 "무작정 아이들이 '중독'되었다며 몰아..
재난이 된 자본주의·극우파 득세·기후위기, 인류의 선택은? [프레시안 books] 캘리니코스 킹스칼리지 명예교수의 "재난은 이제 예외가 아니라 정상이 되고 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이수현 옮김, 책갈피 펴냄)은 불과 몇년전 한세기 만에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떠올릴 때 매우 와닿는 얘기다.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약 700만 명이 사망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 콜린 칼슨 교수에 따르면, 2000년 이후부터 올해(2024년) 말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약 4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이 숫자도 과소평가된 것이라고 말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한반도 긴장 고조 등은 모두 핵전쟁이라는 최악의 공포를 떠올리게 한다. 전 세계 밀의 30%, 옥수수의 20%,..
"조센진이라 벌줬다!" 학교폭력, 혐오범죄를 뛰어넘은 '도전하는 마음' 일본 교토 우토로에서 외조부모와 유아기를 보낸 '김창행'은 어머니가 사는 교토 시내로 건너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오카모토 마사유키'가 됐다. 어린 나이라서 재일코리안이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그는 "초등학생이 되면 모두 이름이 하나씩 더 생기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누군가가 자신의 실내화를 몰래 훔쳐 교내 수조에 빠뜨려 놓았던 일을 시작으로 "조센진"이라는 이유로 학교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폭력의 수위는 점점 높아져 초등학교 4학년 때는 6학년 형들에게 수시로 맞다가 급기야 미술용 조각칼로 팔을 난도질 당하는 일, 4층에서 돌이 든 알루미늄 양동이를 던져 맞을 뻔한 일까지 일어났다. 가해자였던 6학년 중 한 명은 교장실에 불려가자 "엄마가 조센진은..
"바보야, 문제는 인구야!" 나치즘, 아랍의봄, 우크라 전쟁 원인 따져보니… 미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24년 1월 1일 80억 명을 넘어섰다. (제니퍼 스쿠바 지음, 김병순 옮김, 흐름출판 펴냄)라는 책을 2024년 들어 주목하게 된 이유다. 서력 원년이 시작될 무렵, 지구상에는 약 3억 명의 사람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20세기 초, 16억 명에 불과했던 인류는 124년 만에 5배로 급증했다. 미국 국방부 인구통계학자였던 국제관계학 교수가 쓴 이 책은 '인구'라는 가장 기본적인 변수가 거시적으로는 국제 정세, 미시적으로는 개인의 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풍부한 사례와 통계로 잘 설명해준다. 저자는 특히 21세기의 인구 변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던 20세기의 인구 변화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임을 밝히고 있다. 고령화는 한국 뿐아니라 인류 전체가 직면한 과제이며,..
"인지장애 가진 48세 내 딸은 '인간'이 아닌가요?" [프레시안 books] 에바 페더 키테이 "(당시 48세인) 딸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사람들에게 세샤가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기쁨을 주는 여성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물어본다. '딸은 무엇을 하나요? 자녀가 있나요?' 그러면 나는 말해주어야 한다. 심한 인지장애로, 뇌성마비로, 발달장애로 인해 세샤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지금으로부터 십수년전 아이를 낳았다. 아이의 탄생은 익숙했던 세계와 전혀 다른 세계로 나를 이끌었다. 젖을 물리고, 똥오줌을 치우고, 잠을 재우고...하루종일 같이 뒹굴면서 말이 아닌, 몸을 통해 아이와 나는 소통했고, 나는 이전에 만났던 다른 어떤 사람보다 아이와 깊은 교감을 나눴다. 이처럼 내가 없으면 죽을 수도 있을 만큼 내게 전적으로 의존적이지만 나와 분리..
600일을 함께한 '대통령 문재인의 마음' [프레시안 books] 최우규 전 연설기획비서관 "태안화력발전소에 입사한 지 석 달도 안 된 24세 청년이 참담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희망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영면한 고 김용균 씨 명복을 빕니다.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아픔으로 망연자실하고 계실 부모님께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동료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모님이 사준 새 양복을 입고 웃는 모습, 손팻말을 든 사진, 남겨진 컵라면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2018년 12월 17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고(故) 김용균 씨와 유족에게 이렇게 위로를 전했다. 이 발언의 초고는 최우규 당시 연설기획비서관이 썼다고 한다. 최우규 전 비서관은 최근 펴낸 에서 이 발언과 관련한 뒷..
"김건희 비판이 미소지니? 페미니즘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프레시안 books] 정희진 "캄보디아에서 대통령 부인의 성녀(聖女) 코스프레는 윤석열 정권의 성격을 압축한다. (…)만일 미국의 영부인 질 바이든이 한국을 방문해서 환경이 좋지 않은 보육원을 방문해 사진을 찍어 널리 알린다면? 푸틴과의 사이에 자녀 네 명을 둔 것으로 알려진 31세 연하 연인(실질적 배우자)인 알리나 카바예바가 빈곤국을 방문해서 사진을 찍어댄다면? 이는 의전이고 국격이고 운운할 것도 없는, 정신 나간 권력자의 기이한 행동이다." "대통령 윤석열이 문재인 정권의 산물이라면, 그의 성분(成分)의 99.9%는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에서만 분석 가능하다. 검사와 피의자 가족으로 만난 두 사람이 부부가 된 구조를 혁파하는 것이 검찰 개혁이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검찰 제도의 산물이고 김건희는 ..
<유퀴즈> '문서의 신'이 아빠 마음으로 쓴 '직장인 필독서' [프레시안 books] 백승권의 "올해 제 딸이 새내기 직장인이 됐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들어갈 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실수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납니다(…)그런데 딸이 직장에 들어가자 유치원 때 하던 걱정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걱정의 내용도 거의 비슷합니다. 직장은 학교처럼 딸을 기다려주거나 배려하지 않습니다. 신속성과 효율성이 회사의 최고 가치이자 기준입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tnN 에 '문서의 신'으로 출연했던 백승권 (주)커뮤니케이션 컨설팅앤클리닉 대표가 쓴 (백승권 지음, EBS BOOKS 펴냄) 서문 중 일부다. 우리나라 비즈니스 라이팅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백승권 대표는 수십 년간의 기자, 공무원(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