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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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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되면 광화문에서 깃발 들 건가?"(2012.10.25) [긴급 좌담] 박상훈-이철희 "안철수 개혁안,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23일 인천 인하대 강연에서 △의원 정수 축소와 비례대표 확대 동시추진 △정당보조금 축소, △중앙당 폐지 및 완전국민경선제라는 3가지 안을 '정치혁신'의 내용으로 발표했다. 반응은 묘했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에 대해 '너부터 잘 하라'는 식의 공격을 가하면서도 정작 내용에 대해서는 '좋은 말이다', '그럴 듯하다'(이상일 대변인)라고 호평했다. 반면 민주당과 진보세력, 진보개혁 성향 학자들은 비판에 나섰다. 은 '인하대 발언' 이후 도서출판 '후마니타스'의 박상훈 대표(정치학 박사)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의 긴급 좌담을 마련했다. "안철수 후보가 주장해야할 방향은 정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어야지, ..
'서민 코스프레'는 그만~ '투표시간 연장'을 말하라!(2012.9.24) '이회창 흙오이 사건'은 한국 정치에서 정치인과 서민 유권자 사이의 복잡한 함수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는 전통시장을 방문했다가 상인이 건네는 흙 묻은 오이를 털지도 않고 먹었다고 한다. 이 광경을 봤다는 사람은 있으나, 이후 포털 사이트 등 어디에서도 이 사진을 찾을 수 없게 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더 화제가 됐다. 뜬금없이 10년 전, 그것도 이번 대선에 출마도 하지 않은 정치인 일을 언급하는 것은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지난 주말 대선 후보들의 전통시장 방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막 후보로 선출되거나 출마 선언을 한 야권 후보들이 약속이나 한 듯 전통시장을 찾았다. 22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수원 못골시장을 찾은데 이어, 23일 민주통합당 문재..
'나영이 주치의', 성폭력 2차 가해에 가담하다 (2012.8.13) 십여년 전 신입기자 시절 아동 성폭력 사건을 취재한 적 있었다. 70대 할아버지가 그 집에 세 들어 사는 여성의 일곱 살 난 딸을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는 의혹이었다. 이 아동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은 명확했지만 가해자가 누구인지 가려내기 힘든 상황에서, 이 할아버지는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오히려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자신으로부터 돈을 뜯어 내기 위해 '딸을 팔아 먹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사건의 담당 형사도 이런 주장에 내심 동감하고 있어 수사가 크게 진척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 아동은 성폭력을 당한 뒤 흔히 보이는 '외상후증후군'이 심해지고 있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어머니를 제외한 다른 어른들이 자신을 거짓말쟁이 취급한다는 사실은 이 아동에게는 성폭력 못지..
박근혜는 박근혜가 아니다 (2012.7.12)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하 박근혜)이 2일 대선캠프를 본격 가동한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캠프를 차렸다. 별도로 개소식은 하지 않고 10일께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고 한다. 대선이 6개월도 채 안 남은 현 시점에서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0%가 넘는 1위 후보니까 '컨벤션 효과'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김문수, 정몽준, 이재오 등 비박(非朴) 대권주자들이 '경선 불참'까지 내걸고 요구한 완전국민경선제를 처참히 묵살했던 것에서 확인된 것처럼 '최대한 조용히', '지금 이대로' 12월 19일 대선까지 가는 게 박근혜가 바라는 바다. 그의 바람대로 갈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이제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다. 대세론. 본격적인 게임이..
이해찬 미워 김한길 찍는다?(2012.6.4)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이 예상 밖의 결과가 이어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하지만 관심끌기에는 성공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성공'이라고 평할 수 없다.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예정에 없던 이번 대표 경선이 왜 치러지게 됐는가? 4월 총선 패배에 책임지고 한명숙 지도부가 물러났기 때문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저축은행 사태, 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이명박 정부의 숱한 실정으로 4월 총선은 민주당에게 유리한 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졌다. 왜 졌는지 굳이 되풀이하지 않겠다. 총선 패배로 중도사퇴한 지도부를 새로 채우는 선거다. 그것도 대선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다. 반성과 쇄신이 전제돼야 한다. 4월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이유로도 '오만'이 지..
이정희, 계파 꼭두각시인가 공당 대표인가?(2012.5.4) 통합진보당이 2일 19대 국회의원 비례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체적 부실·부정선거가 진행됐다"고 인정했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밝힌 부정선거 사례는 가히 충격적이다.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 수준을 넘어선다. 현장투표에서는 임시 투표소 설치 차원이 아니라 "동일인 필체가 나온 것을 확보했고, (투표한 사람이) 당원이 아닌 경우도 나왔다"고 한다. 온라인 투표에서도 투표 과정에서 소스코드를 열어보는 수준이 아니라 "동일 IP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투표행위에서 대리투표 등 부정투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한다. ▲관악을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정희 공동대표. ⓒ프레시안(최형락)이런 발표가 나온지 4시간 만에 이정희 공동대표가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문재인, 중도노선이 아니라 9호선을 말하라(2012.4.23)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말을 통한다. 정치가는 말을 통해 특정 문제를 공론화하고, 민의를 수렴해 정책에 반영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정치가가 '무엇을 말하느냐'는 그 정치가의 철학과 노선을 반영한 매우 중요한 정치행위다. 민주당의 '고장난 레코드', 중도논쟁 4.11 총선 패배 이후 민주통합당에서 또 중도논쟁이 불거졌다. 총선 패배 원인이 중원을 비웠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김진표 원내대표가 선봉에 섰다. 그는 총선 직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부터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중도개혁 세력까지 아우르기 위한 적극적 목소리를 냈는가 반성하고 있다"며 "진보적 개혁 과제도 중요하지만 그것도 구체적인 생활 정치의 실천과제로 피부에 와닿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총선 과정에서 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했었는지 ..
"김용민, 문대성 뒤에 숨지 말라" (2012.4.6) 지난 3월 초 '김용민 공천설'이 나왔을 때,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는 말했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인생 경로에는 예정에 없던 일'이라고. 대의제 민주주의 사회에서 '피선거권'은 만 25세 이상인 모든 국민에게 보장된 권리이기도 하다.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의원' 자리는 '공인'으로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갖는다. 무려 7-8년 전 한 인터넷 방송에서 쏟아낸 '성적 발언'으로 보수세력으로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는 김용민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문제가 된 김 후보의 발언이 정말 본인이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않던 시절에, 그것도 '성인방송'을 표방하고 대놓고 성적 농담을 하는 프로그램에서 나왔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또 '라이스를 강간해 죽이자'는 발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