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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수, 강성종, 그리고 생존자 정치 (2010.9.1) 2000년 아동 성폭력 사건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일곱살이던 피해아동은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것이 누가 봐도 명확한 상태였다. 수차례의 성폭행 중 한번은 발견 직후 입고 있던 피해아동 속옷에서 남성의 정액이 묻어나오기도 했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물증도 확보된 셈이다. 문제는 범인이 누구냐는 것이었다. 피해아동의 어머니가 범인으로 지목한 집주인 할아버지는 자신이 아니라고 펄쩍 뛰었다. 이 남성이 가해자라는 피해아동의 진술은 분명 있었지만, 그 당시에 피해아동의 진술은 법적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피해아동의 진술을 제외한 유일한 물증이었던 아동의 속옷에서 묻어나온 정액은 집주인의 것이 아니었다. 집주인은 10년째 신부전증을 앓아 발기부전 상태인 환자이므로 성폭행이 불가능하다고 항변..
[프덕프덕] "경솔했다. 강용석은 그들처럼 될 수 없다" 서울시 마포을 주민 입장에서 이 지역 자랑을 좀 할께요. 마포구 성산동에는 '성미산 마을'이 있어요. 이곳은 서울에서 찾아보기 힘든 '풀뿌리 공동체'를 일궈낸 마을이랍니다. 공동육아로 시작된 공동체가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대안학교인 성미산 학교를 만들었고, 유기농 반찬가게 등 생활협동조합으로 확장됐고, 마을 사람들의 소통 수단인 라디오 방송국 까지 개국했었죠. 최근 성미산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홍익대에서 산을 깎아 학교를 짓겠다고 해 이 마을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지난 2003년에도 힘겨운 투쟁을 통해 성미산을 지켜온 주민들의 저력을 믿습니다. 만에 하나 성미산이 훼손된다 하더라도 주민들이 만들고 지켜온 '풀뿌리 공동체'마저 파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그 옆 동네인 망원동에는 '민중의 집'이 있어요. ..
[프덕프덕] "'초범'(?) 강용석, 이들을 벤치마킹하라" (2010.7.21) 솔직히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습니다요. 지난 6월 국회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등이 백주대낮에 그것도 준엄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아동 성폭력 범죄에 대해 개탄하면서 '거시기'를 거시기하자고 할 때, 솔직히 제 눈앞엔 일부 의원 나리의 얼굴이 어른거렸습니다. 불길한 예언은 꼭 현실이 되더라구요. 이번에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의혹을 최초 보도한 게 이제 막 수습을 뗀 햇병아리 여기자라고 하더군요. 강 의원은 햇병아리 기자라서 기사의 신뢰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확실한 건 언론 짬밥이 십년이 넘은 중견기자는 초년병 시절 높은 분들의 '아랫도리 문제'는 보도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 시절 의원 나리들의 '밤 생활'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화려했죠. 술 한 잔 앞에 두고 여대생을 상..
대우조선해양을 덮친 '한나라 낙하산'(2010.7.12)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사실상 공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이명박 정부 들어 한나라당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쏟아졌다. 7.28 재보선에서 은평을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는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측근 3명이 2008년 9월 상임경영고문으로 임명됐다. 또 현재 5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뉴라이트 정책위원장 출신 등 친(親)정부 성향이다. 남상태 사장이 지난 2006년 2월 사장으로 임명된 직후 영입한 건축가 이창하 씨를 대주주로 해서 만든 손자회사인 디에스온의 전ㆍ현직 이사 중에서도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이 2명이나 된다. 이런 사실은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남상태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을 더 짙게 만드는 정황이다. 연임의 대가 내지는 연임을 위한 로비 수단으로 한나라당이나 이 ..
대우조선해양과 건축가 이창하 씨의 '수상한 관계'(2010.7.9)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비상식적인 손자회사 설립과 운영 과정에 대한 의혹에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모회사에 500억 원대의 선급금 지금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손자회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MBC '러브하우스' 출연 등으로 유명한 건축가 이창하 씨에게 사실상 엄청난 특혜를 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사실상의 '공기업'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이같은 '특정인을 통한 계열사 설립-물량몰아주기-특혜 의혹'으로 연결될만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대우조선해양과 이창하 씨의 관계는 무엇이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러브..
화학적 거세, 아버지가 가해자라면 어찌하리오?(2010.6.29) 29일 세종시 수정안에 가려져 별다른 논쟁 없이 통과된, 그러나 상당히 논쟁적인 법이 있다. 만 16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한 성범죄자의 '화학적 거세'를 주요 골자로 하는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안'이다. 조두순 사건 등 최근 아동성폭력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가해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주문하는 여론이 일자 한나라당이 이 법안을 주도했다. 2008년 박민식 의원이 관련법안을 제출했지만 지지부진하다가 지난 17일 전여옥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화학적 거세"를 주장하고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에 동감을 표시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9일 오전 법사위를 통과하고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돼 재석의원 180명 가운데 137명이라는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하면서 통과됐다. 유감이다...
'박근혜를 지키는' 넌, 누구냐? (2010.6.28) 28일 오전 10시30분. 국회 공식브리핑 장소인 정론관엔 희한한 병풍이 쳐졌다. "박근혜를 지키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적힌 대형 병풍을 치고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이 내달 14일에 있을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전당대회 출마선언이었지만, 이성헌 의원은 국회 로고를 가린 '박근혜 병풍' 때문에 한때 마이크가 꺼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기자회견장 배경이 교체됐다. 국회 사무처에서 새 국회 로고를 가리고 기자회견이 불가능하다면서 마이크를 꺼 한동안 이성헌 의원 측과 실랑이가 오갔다. 2008년 총선의 추억 '박근혜 분신술' ▲ 국회 로고를 가리는 대형 '박근혜 병풍'을 치고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하는 이성헌 의원. ⓒ연합당 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자신의 이름이 아닌 '박..
[한국의 워킹푸어] 이주노동자 숙식비까지 쥐어짜서 살림살이 나아졌나? [한국의 워킹푸어] MB정부의 이주노동자 내쫓기 필리핀인 로잘린(41.여) 씨는 며칠 전 다니는 D회사에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회사를 옮긴 지 한달밖에 안된 상황이라 매우 당황스러웠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일을 못 한다"는 게 사장이 밝힌 이유다. 갑작스런 해고통보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D회사에서 해고되면 더 이상 한국에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이 그에겐 더 큰 충격이다. 이주노동자 정책인 고용허가제(EPS)는 사업장 변경을 3회 이상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사장이 해고를 고집한다면 그는 필리핀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로잘린 씨는 2005년 9월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필리핀에서 전자제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을 했다. 한국에서 취업한 첫 번째 A회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