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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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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너희는 누구니? [인터뷰] 저자 최태섭 한국에서 '남성'은 질문받지 않는 존재였다.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경험하고 해방 이후 냉전의 틈바구니에 끼여 분단을 겪게 된, 남한과 북한이 적대적인 체제 경쟁을 하면서 70년이 지난, 한국 사회에서 성장한 '남성'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70년 동안 한 번도 질문받지 않았던, 의심받지 않았던, 어떤 요구도 받지 않았던,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았던 한국의 남성들에게 이제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이수역 폭행 사건'에서나 '거제 폭행 사망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어떤 이유든 여성을 죽기 직전까지 때리거나, 아니면 실제로 때려서 죽이는, 또 이들의 폭력을 정당화("쌍방폭행이었다")하거나 심정적으로 동조하면서 온갖 인터넷 사이트를 도배하는 한국 남성들,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탈성장'의 목표는 '코끼리 살빼기'가 아니다" [프레시안 books] 현재 한국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격차'다.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는 냉소 속에 자리 잡은 깊은 절망감은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기인한다. 이는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부의 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부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따른 문제라는 것도 모두가 잘 안다. 지금과 같은 분배 시스템에서는 더 많이 성장한다 하더라도 '흙수저'들에게 돌아갈 몫은 없다. 문제는 성장이 아니라 분배다. ▲ , 자코모 달리사.페데리코 데마리아.요르고스 칼리스 엮음, 강이현 옮김, 그물코 펴냄.현재 지구상의 수많은 위기(카트리나, 아이티, 필리핀의 자연재해와 후쿠시만 원전 사고, 멕시코만의 기름 유출, 기후변화 등)는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하는 인간..
욕망이 분출하는 혁명 도시, 평양을 소개합니다 [프레시안 books] 주성하의 "이 세상에 북한만큼 겉과 속이 다른 곳은 단언컨대 어디에도 없다. 주민도, 정권도 매우 이중적이다. 워낙 단단한 가면을 쓰고 있어 외부에서 그 실체를 정확하게 들여다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성하 지음, 북돋움 펴냄)라는 표면적으로는 매우 이중적으로 보이는 제목의 책 머리말이다. 겉으로는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속, 특히 평양은 시장경제로 급격히 진화되고 있다. 이 책은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의 탈북인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가 자신의 '휴민트'(정보원이나 내부 협조자 등 인적(人的)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얻은 정보 또는 그러한 정보수집 방법을 뜻한다)를 활용해 "외부인을 만나는 순간 속내를 철저히 숨긴 배우로 둔갑하는 평양 시민들"의 실생활과 속내를 끌어냈다. "평양시민..
북한의 10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프레시안 books] 서의동의 인간이 공포를 느끼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무지다. 낯선 것, 낯선 이에 대한 공포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발전시켜온 방어기제 중 하나였다. 이 방어기제가 사람을 향하도록 정치적으로 악용될 때, 인류는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는다. 문재인 정부 1년, 가장 큰 변화는 '한반도 평화 무드'가 다시 조성됐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뒤로 지난 9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까지 두 사람은 모두 3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1950년 한국전쟁 이래로 반목해온 남한과 북한, 더 ..
조국 "안희정 1심, 대법원 판결 변화와 배치" [프레시안 books] 개정증보판 내..."강간은 영혼살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지난 2003년 발간한 (박영사 펴냄)의 전면개정판을 냈다. 조국 수석은 지난 2004년 제2판을 발간한 뒤 현시점에서 전면개정판을 내게 된 계기로 2018년 한국 사회를 강타한 '미투 운동'을 지적했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은 단지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피해자의 고통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거나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 성폭력 가해자의 보다 엄격한 처벌과 피해자의 보다 철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 법조계·언론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성적 자기결정권 및 이에 대한 침탈인 성폭력에 대해 자신의 인식을 전화해야 한다는 것 등에 대해 상당한 대중적 공감이 이뤄지게 됐다. 사실 이러한 ..
"배꼽통증으로 느껴지는 아이"를 입양 보내야 할까 [프레시안 Books] 황선미의 '성선설'을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하냐'고 생각되는 많은 경우가, 몰라서다.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게 어떤 일인지 우리는 모른다. 그 사람이 인성이 나빠서, 무책임해서, 파렴치해서 벌어진 일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를 쓴 황선미 작가의 신작 는 우리가 너무 몰랐던, 그래서 '책임도 못질 아이를 낳았다'고 곁눈질 했던, 10대 미혼모의 삶에 대한 얘기다. ▲ , 황선미 지음, 비룡소 펴냄 주인공 '장미'는 열여덟 살에 아이를 낳았다. 장미는 엄마, 아빠의 얼굴조차 기억 못할 정도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아 할머니 손에 자랐고, 할머니가 죽고 나선 고모 집에 얹혀살다가, 생전 처음 좋아하는 감정을 느낀 이성에게 그..
"인류 최초의 신은 여성이었다" [프레시안 Books] 김신명숙의 "아빠, 하느님은 남자야, 여자야?" 한 동료가 다섯 살짜리 딸에게 이 질문을 받고 매우 당황스러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딸이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와 논쟁이 붙었고, 하느님이 여성일 수도 있다, 내지는 남성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딸은 바보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세계 3대 종교의 신(구세주, 선각자)은 '남자'다. 남성이 세계를 지배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성장한 우리들에게 '신은 남성인가, 여성인가'라는 질문은 어리석은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인류 최초의 신은 여자였다. 남성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경전에 맹목이 돼 버린 사람이 아니라면 세계 곳곳의 선사시대 유적들, 오래된 창조 여신 신화들이..
"내 아들이 성폭력 저지를까 걱정해봤나요?" [프레시안 Books] 김서화의 요즘 세상에 "초등학교 아들에게 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에 크게 토를 달 부모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많은 부모들의 고민은 '어떻게 성교육을 할 것인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을 둔 엄마이자 여성학 연구자인 김서화 씨가 쓴 (김서화 지음, 일다 펴냄)는 이런 고민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물어본다. "아들이 혹시 성폭력을 저지를까 불안하거나 걱정해본 적 있어요?"이 도발적인 질문에 즉각적인 반응은 이럴 것이다. '미쳤어요? 내 아들을 뭐로 보고....' 어떻게 내 아이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볼 수 있냐고 발끈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 물건을 훔치지 말라', '친구들을 때리지 말라', '다른 사람을 속이지 말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