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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일기

워싱턴 도착 4일차 : 학교 등록

오늘 해야할 업무는 아이의 학교 등록을 위한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https://www.fcps.edu/) 방문이다.

 

아침 9시 교육청 담당자와 만나기로 약속을 해놓았다. ( 전화번호 : 1-703-204-6740 로 전화해서 예약을 하면 된다)

 

8시 44분께 교육청에 들어서니 사람들로 이미 꽤 붐비고 있었다. 

 

예약자와 예약 없이 직접 방문한(Walk in) 사람으로 나뉘어 접수 창구를 따로 운영하고 있었다. 8개 언어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예약자 창구에 가서 이름과 예약 시간을 명단에 올리고 대기 공간에 앉아 기다렸다. 

 

9시에 담당자와 만나 준비해온 서류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한국에서 가져온 서류와 사전에 작성한 서류 모두 문제가 없었고, 현장에서 아이가 학년 별로 다닌 학교 이름을 작성하는 것만 별도로 하면 됐다. 

(필요한 서류에 대한 공식 안내는 https://www.fcps.edu/registration/general-registration-requirements)

 

1. 한국에서 준비한 서류 :

1-1.재학증명서(영문),

1-2. 생활기록부(국문 가능, 번역할 필요 없음. 다만 원본이어야 함, 사본은 안 됨)

1-3. 출생증명서 (영문. 아이가 태어난 병원에 가서 뗄 수 있음. 만약 병원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엔 영문 주민등록등본으로 대체 가능)

1-4. 예방접종 확인서(영문. 한국에서 다니던 소아과 병원에서 쉽게 뗄 수 있음) : 이 서류는 교육청 방문시에는 필요 없음. 하지만 학교를 배정 받고 해당 학교에서 등록시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2-3) 작성시 필요함.

 

2. 미국에서 준비한 서류 :

2-1. 임대 계약서

2-2. 교육청 홈페이지에 가서 다운 받은 등록 서류 (https://www.fcps.edu/sites/default/files/media/forms/enroll_0.pdf)

2-3. 공립학교 등록이 가능한 아이라는 미국 의사의 확인서(교육청에 제출할 필요는 없고, 해당 학교에 직접 제출하면 된다)

 

3. 기타 : 아이의 여권과 비자

 

정리하자면 교육청을 찾을 때는 한국에서 준비한 3가지 서류와 미국에서 준비한 2가지 서류(2-2는 사실 현장에서 직접 담당자와 상담하면서 작성해도 된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여권을 가져가면 된다. 물론 부모의 여권도^^

 

서류 접수를 마치고 나오면 아이는 시험을 봐야 한다. 학년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아이는 영어와 수학시험을 봐야 했고, 다시 대기실에서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9시 50분께 시험을 보러 들어갔다. 영어는 ESOL 레벨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고, 수학은 희망하는 학년 진학이 가능한지 파악하기 위한 용도라고 들었다. 총 시험 시간은 1시간 30분. 

 

그동안 부모는 페어팩스 공교육 시스템, 일년 동안의 교육 일정, 문제가 생겼을 때 상담을 신청할 수 있는 방법 등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을 다른 교육청 담당자에게 들었다. 안내 책자를 받고 이런 저런 궁금한 점을 묻고 답변을 듣고 30여분 정도 상담을 했다. 

 

다시 대기실로 나와서 아이가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11시 30분이 넘어서 나온 아이의 소감은 "영어는 완전히 망했고, 수학은 그럭저럭 봤다"고. 영어는 말하기, 읽기, 쓰기 모두를 보며, 수학은 단순 계산 문제라고 한다. 

 

아이의 시험 성적까지 포함된 최종적으로 학교에 제출할 완성된 서류(노란 봉투)는 11시50분 정도에 받을 수 있었다.

 

교육청 직원들은 모두 친절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언어 서비스가 굉장히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어 통역을 원한다고 하면 한국 직원이 모두 응대한다. 서류만 잘 준비해가면 되고, 사실 서류도 다른 관공서에서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까다롭지 않다. 한국에서 사전에 준비해갈 서류들만 빠지지 않고 챙겨가면 된다.  

 

원래는 오전 중에 소아과에 가서 폐결핵 테스트 결과를 진단 받으려 했으나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은행 업무를 먼저 보기로 했다. 어차피 소아과와 내가 가려고 하는 우리 아메리카 뱅크 모두 애넌데일에 있다. 

 

은행에 가서 한국의 우리은행에서 미리 신청해놓은 사전 계좌를 활성화시키고, 데빗카드를 받고, 크레딧 카드 신청을 했다. 또 DMB에서 세컨더리 거주 증명으로 쓸 수 있는 확인서 발급을 신청했다. 이 확인서는 내일 아침 찾으러 오라고 했다. 

 

은행 업무를 마치고 바로 옆의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내가 주문한 라떡순(라면.떡볶이.순대)의 충격적인 사이즈(한국에서 먹는 김치찌개 3인분 정도의 양이었다). 순대는 접시에 따로 담아주셨다. 결국 반도 못 먹고 남은 음식을 가져갈 투고(to go) 박스를 달라고 해서 싸왔다. 참고로 이 라떡순 국물을 활용해서 끓여먹은 부대찌게까지 세번을 더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소아과로 가서 폐결핵 검사 결과를 진단 받았다. 음성으로 나왔고, 학교에 제출할 검진 기록 서류를 받았다. 

 

교육청에서 받은 서류와 병원에서 받은 서류 두 개를 갖고, 아이가 다니게 된 헤이콕 초등학교(Haycock Elementary School)를 오후 2시30분께 방문했다. 담당 교사에게 관련 서류를 제출하자, 확인을 하고, 부모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물은 뒤, 웰컴 레터 등 필요한 서류를 이메일로 보낼 것이라고 안내를 받았다. 또 당장 내일부터 등교가 가능하다는 말에 우리가 등교일을 하루만 늦춰달라고 했다. 미국에 도착한지 이제 4일차라 아직 시차적응도 안 됐고, 정착에 필요한 각종 업무로 하루도 쉬지 않고 돌아다녀서 피곤이 누적돼 있는 데다, 그래도 미국으로 오면 학교를 단 일주일이라고 쉬지 않을까 하는 아이의 기대와 반발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담당 교사에게 알았다고 확인을 받고 5분 만에 수속을 마치고 나왔다. 

 

아이 학교 등록은 가장 걱정했던 일 중 하나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수월하게 끝나서 다행이었다. 교육청 방문 당일 모든 수속을 마치다니!!!!

 

물론 학교 등록과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는 문제는 별개의 일이지만, 그래도 한시름 덜었다. 

 

그래서인가? 집에 돌아와 오후 5시부터 뻗어서 7시가 넘어 아이와 남편이 깨워서 겨우겨우 일어났다. 

 

아이가 다닐 헤이콕 초등학교 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