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밤 12시에 아이가 깼다. 전날 8시쯤 잠이 든 나도 일어나서 저녁도 못 먹고 자서 배고프다는 아이에게 남편 회사 동료들이 준 구호물자인 컵라면을 끓여줬다. 햇반을 데워 밥까지 말아서 맛있게 냠냠.
새벽 1시반쯤엔 남편도 일어나고 온 집안 식구들이 어제 못한 짐 정리를 하면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 다같이 새벽5시에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다시 눈을 붙여보자고 했다. 새벽 5시면 한국 시간으로 치면 오후 6시이기 때문에 저녁 먹을 시간. 아직 시차 적응이 안됐기 때문에 꼭두새벽부터 라면과 햇반, 김치, 비비고 즉석 돼지갈비찜을 전자렌지에 데워서 엄청나게 거한 아침식사를 먹었다. 아이는 벌써 2번째 식사다.
배는 부르지만 잠은 오지 않아 결국 잠자는 것은 포기했다. 7시에 결국 남편과 나는 커피를 마시고, 나와 아이는 뒷동산을 산책했다.
남편이 잡아놓은 오늘의 일정은 자동차 구입. 남편은 엄청난 게으른 성격인데, 또 역으로 하기 싫은데 해야만 하는 일은 빨리 해치우는 성격인지라 차 구입도 별다른 고민 없이 2년간 타다가 중고로 팔기에 가장 좋은 조건의 차를 고르기로 했다. 딜러와 상의를 하고 한번 시승을 한 뒤 바로 사려는 것을 남편의 전임 피디님과 내가 점심 먹으면서 가격 조건 등을 다시 따져보자고 해서 근처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왔다.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중고차 거래 사이트 가격 등을 찾아보니 딜러가 제시한 조건이 그다지 나쁘지 않아 결국 그 차를 사기로 했다.
외국인인지라 아직 사회보장번호도 없고, 운전면허도 없어서 사실 차를 사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딜러를 통하면 다 해결되는 일이기도 하다. 한달 안에 국제운전면허증을 버지니아주 운전면허증으로 바꿔야 한다.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에서 운전면허증을 받는 일이 만만치 않다(우선적으로 엄청 오랫동안 줄을 외국 하며, 두번째로 외국인은 거주 증명 등 서류가 부족하다며 여러 번 거부당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고 들었는데,한달 안에 이 과업을 완수할 수 있을까?
여하튼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속도로 구입한 차를 타고 길 건너 있는 한인마트인 'H마트'로 장을 보러 갔다. 웬만한 한국 물건은 다 살 수 있다는 H마트. 놀랍게도 이날 '생물 홍어'를 판매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귀국을 앞두고 미국 가면 못 먹을 음식 일순위로 꼽았던 홍어를 워싱턴 도착 이틀만에 영접하다니!!!
페어팩스 한인마트에서 미국 도착 이틀만에 영접한 생물 홍어. 심지어 1파운드(약 454그램)에 3.99달러로 가격도 싸다. 하긴 우리가 한국에서 자주 먹는 홍어는 대부분 '칠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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