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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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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프라이데이 이후 1년간 마트 대신 이곳에 갔더니... [프레시안 books]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의 기록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봉쇄를 겪으며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지구 파괴 행각을 돌아보게 되길 바랐지만, 블랙 프라이데이 주간을 맞아 염가 쇼핑에 탐닉하는 수많은 소비자를 보니 좌절감이 든다. 이 세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 자연에 온전히 몰입하는 것이야말로 인간과 지구의 단절을 치유할 방법이라고 직감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인지, 정말로 우리를(혹은 나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직접 실험 대상이 되어 보기로 했다." (모 와일드 지음, 신소희 옮김, 부키 펴냄)은 이런 무모한 결심을 실행에 옮겨 블랙 프라이데이(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로, 1년 중 가장 큰 폭의 할인 주간이 시작되는 날. 편집자)부터 ..
"내가 좋은 엄마일까?" 'AI 시대'에도 끝나지 않을 '굴레' 20년도 더 지난 얘기다. 지금은 십대 후반 아이가 있지만 당시엔 아직 '엄마'가 아니었던 나는 일곱 살 난 딸이 주인집 할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엄마'를 만났다. 피해 아동의 진술과 신체 증상은 성폭행이 일어났음을 충분히 보여주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할아버지는 완강히 부인했다. 가해자를 특정할 증거나 증인은 찾을 수 없었다. 당시엔 지금과 달리 아동의 진술이 유력한 법적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담당 경찰관은 내게 해당 사건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하다가 툭 한마디를 던졌다. "저 엄마가요, 돈 때문에 저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싱글맘인 피해 아동의 엄마가 동네 유지인 집주인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했다. 그 경찰만이 아니라 가해자로 지목된..
MZ세대는 왜 '올드 머니'를 욕망할까? 틱톡에서 '올드 머니' 해시태크(#Old Money)가 붙은 쇼츠 영상의 조회 수가 81억 회(2023년 8월 5일 기준)를 기록했다고 한다. '올드 머니 룩', '올드 머니 에스테틱(aesthetic)' 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 등에서 올드 머니를 검색하면 관련된 게시물 목록이 주루륵 뜬다. 에서 '올드 머니'는 직접 번 것이 아니라 물려받은 부라고 정의한다. 102030세대는 왜 갑자기 부유한 가문의 상속자들의 패션과 취향 따라잡기에 관심을 보이는 걸까? "올드 머니는 내 의지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고 상당한 유산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 올드 머니다. 이건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다시 태어나야 할 문제다. (…) 우리의 욕..
"'휴머니스트' 노회찬은 행복한 사람이었다" [인터뷰] 이광호 작가 "우리 국민들도 50년 동안 썩은 판을 갈아야 합니다.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을 구워먹으면 고기가 시커메집니다. 판을 갈 때가 이제 왔습니다." 언론이 '정치사에 남을 촌철살인의 비유'라고 평가한 삼겹살 불판 발언은 노회찬이 준비했던 마무리 발언의 핵심 메시지였다. 토론회(KBS , 2004년 3월 20일)가 끝나고 출연자들은 서로 악수를 한 뒤 헤어졌다. 네티즌들은 토론회가 끝난 심야와 새벽 사이에 노회찬의 다른 어록을 모조리 찾아내 이를 인터넷에 퍼뜨렸다. 그리고 언론은 그 내용을 기사로 썼다. ('프롤로그 : 새로운 정치언어의 탄생' 중에서) 이 출간된다. 사회적 불평등에 맞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운 진보 정치인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세상을 떠난지 5년 만에 나..
'우리 안의 미군'은 섹슈얼리티, 계급, 경제, 지역에 투영돼 왔다 [인터뷰] 저자 엘리자베스 쇼버 오슬로대 교수 "우리는 미국을 몰랐다. 미군이 인천항에 도착한 1945년 9월 8일, 일본 경찰은 미군을 환영하러 나온 조선인 두 명을 총살했고, 200여 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환영 인파는 흩어졌고 미군은 일본의 보호 속에 등장했다." (정희진 해체,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주한미군과 한국사회) (엘리자베스 쇼버 지음, 정희진 기획.감수.해제, 강경아 옮김)는 주한미군의 존재를 통해본 한미관계, 이것이 실제 한국사회에 어떻게 투영돼 왔는지, '국제정치'가 어떻게 '개인'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하는 책이다. 미군이 한국 사회에서 국가라는 차이만이 아니라 섹슈얼리티, 계급, 경제, 지역 등의 변수가 작동하는 방식과 맞물려 어떻게 존재하고 해석돼 왔는지 주목한다. "우리가 ..
자서전 쓰기 어렵지 않아요. 이대로 쓰면 '내 책'이 생깁니다 [프레시안 books] 자서전 쓰는 법을 알려주는 "유명인들의 자서전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글로 쓴 인생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깊은 울림과 삶의 교훈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유명인이나 영웅, 위인들의 역사는 읽으면서 압도당하게 되고, 그의 삶을 모방하고 싶어지잖아요. 그런데 저는 자신의 삶이 타인의 인생과 비교해 초라해지고 위축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삶의 독특함이 있는데 그걸 발견하려 하지 않고, 유명인의 삶을 닮으려고 하는 것도 문제구요. 제가 치유 글쓰기 현장에서 발견한 참여자들의 글은 정말 다양하고 솔직하고 리얼해서 공감도 많이 하게 되고 감동도 큰 것 같아요. 그리고 고난도, 고민도, 각자 느끼고 해석하는 것 등 저마다 그 자체로 다 멋져요. 그래서 우리 주위에, 나와..
2025년 1월, 중국군은 지옥의 문을 열 것인가? [프레시안 books] "2025년 1월 18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10시01분, 중국군이 지옥의 문을 연다. 수많은 중단거리 미사일이 대만 전역의 비행장, 정부 청사, 군사 시설물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는 동시에 오키나와와 괌에 있는 미국의 핵심적 지역 거점 공군기지를 타격한다. 미국이 이 지역에 배치한 유일한 항공모함인 USS 로널드 레이건함은 탄도미사일의 직격탄을 맞았다. 침공에 앞서 대만에 은밀히 침투한 중국 특수부대는 대만의 인프라를 파괴하고, 대만 고위 지도자들을 살해해서 정부의 최고 의사 기구를 제거하고 국민의 공황 심리를 조장한다." (마이클 베클리·할 브랜즈 지음, 김종수 옮김, 부키 펴냄)에 나온 2025년 미·중 전쟁 가상 시나리오다. 이 책의 기본 전제는 미·중 경쟁은 100년이 걸리..
"미국 빅테크 기업과 중국 경찰의 합작…신장 뒤에 시애틀이 있다" [인터뷰] 저자 대런 바일러 교수 베라 저우는 "테러와의 전쟁"이 자신과 상관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을 볼드한 디자인의 귀걸이와 시크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비종교적 패셔니스타라고 여겼다. 베라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인근의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미국 일류대학에 입학해 도시계획가가 되는 길을 가고 있었다(…)비록 신분증은 베라가 무슬림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아버지와 남자친구가 한족이었기 때문에 자신도 보호받으리라 추측했다(…)이제 경찰차 뒷자리에 앉은 베라는 요동치는 두려움과 함께 자신이 통제력을 잃고 있음을 느꼈다. 눈물을 흘리면서 "왜 이러는 거예요? 우리 나라는 무고한 사람을 보호하지 않는 건가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결국 지휘관은 입을 열었다. "입 다물고 있는 게 당신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