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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친러 법정, 영국인 등 포로 3명 사형 선고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지역 법정에서 전쟁 포로로 잡힌 영국인 2명과 모로코인 1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대법원은 영국인 숀 핀너, 에이든 애슬린, 모로코인 시아우둔 브라함에 대해 러시아령 영토에서의 '용병' 활동과 테러 혐의 등으로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총살형에 처해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영국인 2명은 지난달 마리우폴이 함락될 때, 모로코인은 지난 3월 도네츠크주 볼노바하에서 생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변호사는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인들 수년전 우크라 해병대 입대…친러 분리주의자들은 "나치 전범"이라 주장

영국인 2명은 자신들이 우크라이나 해병대에서 복무했다고 밝혔다. 군에서 복무했을 경우 전쟁 포로에 대한 제네바 협약에 의해 보호 받을 수 있다. 핀너는 4년 전 우크라이나로 이주했고, 애슬린은 우크라이나 이중국적자로 수년전 우크라이나 해병대에 입대해 복무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을 용병으로 규정했으며, 러시아 언론들도 용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분리주의자들은 용병이 전쟁 포로로서의 통상적인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지난 2월 21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했다지만,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상태는 아니다.  

영국은 자국민의 사형 판결에 대해 긴급 성명을 내고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쟁 포로는 적대행위 가담 행위로 기소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 대리인의 (영국인) 숀 핀너와 에이든 애슬린에 대한 선고에 대해 규탄한다"며 "그들은 전쟁 포로다. 이는 타당성이 없는 엉터리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것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개전 후 우크라이나 병력 대상 첫 재판 

이번 재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친러시아 법정에서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대상으로 열린 첫번째 재판이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마리우폴을 함락한 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까지 저항하던 2439명의 포로를 도네츠크 지역으로 후송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들이 러시아군과 포로 교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친러 세력은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분리주의자들은 아조우스탈에서 체포된 우크라이나측 병력에 대해 "전쟁 범죄자", "나치주의자"들이라며 전쟁 포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러 분리주의자들은 사형 집행도 유보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도네츠크공화국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부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사형 판결은 국제사회에서 적법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CNN은 지적했다.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공화국 법정에서 영국인 등 포로 3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