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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독일-이탈리아 정상, 우크라 방문 예정

러시아와 협상 강조 3국 정상의 첫 방문…EU, 내주 '우크라 후보국' 여부 결정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이 이번주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석달 넘게 장기화되면서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강조하던 세 나라의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유럽의 관리 2명에게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은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3명의 지도자가 러시아 침공 이래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 숄츠 총리는 지난달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80분간 전화 통화를 했고, 이탈리아 드라기 총리도 지난달 26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연설을 하는 등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던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 달리 세 정상은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중시하는 등 중재 역할을 자임해왔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주 "러시아에 굴욕감을 주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우크라 EU 후보국 여부 논의 예정…젤렌스키 "유럽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나야..."

이들의 방문은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를 논의하는 EU 정상회의(23-24일)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후보국이 되기 위해선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하는데 프랑스와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은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키이우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났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다음주까지 평가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를 EU 밖에 두는 것이 유럽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 유럽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하나"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EU 집행위원회가 오는 17일 우크라이나를 후보국으로 정해 정상회의에서 전원 찬성을 얻는다고 해도, 가입 후보국과 EU 사이의 가입 협상은 보통 수년이 걸리는 까다로운 과정이다. 그러나 침공 이전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러시아가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또 다른 빌미로 삼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한편,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지원한 무기가 떨어지면서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지고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세베로도네츠크가 일주일 내에 러시아에 의해 함락될 수 있다고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언론은 "우크라이나군이 매일 200-300명씩 전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5-6만발의 화력을 쏟아낼 때 우크라이나는 10분의 1인 5000-6000발로 막아야 한다며 서방의 무기 지원 확대를 호소한 바 있다.

바이든 "젤렌스키, 미국의 경고 무시"…출구 전략?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미국의 경고를 무시했다"며 불만을 제기해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결국 침공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과 많은 사람들은 경고를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 측은 "세계 주요국들이 막지 못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100일 넘게 저항하는 나라를 비판하는 것을 몰지각하다"고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전시된 폭격 당한 러시아 탱크.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