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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지지자 절반이 '총기 규제 강화' 찬성하지만…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난사 후 급등…유밸디 출신 헐리우드 배우 백악관 찾아 총기 규제안 호소

미국 텍사스주에서 초등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사망한 최악의 총기 참사 발생 후 총기 규제 법안에 대한 찬성 여론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 법 개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 지지자들 중 50%가 총기 규제 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35%에서 두자리 수 이상 급등한 수치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 총기 규제 강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은 86%로 압도적 다수였다.

전체 응답자의 69%가 총기 규제 강화에 찬성한다고 답한 반면, 반대한다는 의견은 10%에 불과했다.

현재 상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서 총기 규제 법안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총기 규제에 찬성하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 실제 법 개정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17명이 사망했던 2018년 플로리다 파크랜드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때에도 공화당 지지자들 중 59%가 총기 규제 강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연방의회에서 총기 규제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미국에서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 양당 사이의 입장 차이가 뚜렷이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77%가 총기 제조업체와 전미총기협회(NRA)를 비난한 반면, 공화당원의 28%만이 이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지지자들 10명 중 8명이 인종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비판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런 의견에 10명 중 4명만이 동의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3분의 2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한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은 17%만이 이에 동의했다.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텍사스 유밸디에서 지난달 24일 발생한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직후에도 NRA 연례 총회에 참석해 총기 규제 반대 입장을 역설했다.

한편,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생존 학생인 미아 세릴로(11세)는 8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을 할 예정이다. 세릴로는 사건 당시 죽은 친구의 피를 자신에게 묻힌 뒤 죽은 척하고 숨어있었다는 사연이 알려진 4학년 학생이다.

텍사스 유밸디 출신 유명 배우도 백악관 찾아 총기 규제법 통과 호소 

유밸디 출신의 헐리우드 배우 매슈 매코너헤이도 7일 백악관을 방문해 총기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매코너헤이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만나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백악관 기자실을 찾았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매코너헤이를 소개하면서 "그는 이 무의미한 죽음에 종지부를 찍고 합리적인 총기 규제 방안에 대한 초당적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총기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을 하나씩 보여주며 사고 후 일부 피해자 부모들이 자녀의 시신을 찾기 위해 DNA 검사를 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이 어린 학생들의 희생이 헛된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지금 우리는 이전에 가본 적이 없는 기회의 창 안에 있다"며 "진정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총기 규제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화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2014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한 매코너헤이는 텍사스주 지역 일간지인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에도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그는 "책임감이 있고 법을 준수하는 미국인은 수정헌법 2조에 따라 총기를 소지할 권리가 있다"며 "동시에 우리에겐 아이들이 무의미하게 살해되는 것을 늦추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텍사스 유밸디 출신인 배우 매코너헤이가 백악관 기자실에서 총기 규제법 통과에 대해 호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