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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악수한 의원 '자가격리'...미 정가도 코로나 공포

트럼프 리더십 시험대에...대선 경선에도 영향 미칠 듯

미국 정치권도 코로나19(COVID 19)의 영향으로 요동치고 있다. 미국은 9일 오후 2시 현재(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560명, 사망자가 22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잘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51개주 중에서 35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와 악수한 의원, 대통령 전용기 탑승한 의원 포함 공화당 의원 4명 자가격리 중

▲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더그 콜린스 하원의원. ⓒ폴리티코 화면 캡처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던 보수 정치 행사 참석자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메릴랜드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참석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으며, 이 확진자와 접촉한 미국 공화당 의원 4명과 그들의 보좌진이 최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과 폴 고사 하원의원(애리조나)은 지난 8일, 더그 콜린스 하원의원(조지아)과 매트 가에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은 9일부터 14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의원은 관련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확진자와 접촉이 없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9일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애틀랜타에 있는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했을 때 더그 콜린스 의원과 악수를 나눴고 일정을 함께 했다. 가에츠 의원은 2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  

또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유대계 이익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 총회 참석자 중 2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9일 현재 워싱턴DC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2명이다.  

이처럼 정치인들이 참석하는 각종 행사에 참석한 이들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의원들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연일 언론과 야당 탓...."트럼프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위험 수준이 높지 않으며, 트럼프 정부가 매우 잘 대응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증시가 폭락하고 국제 유가가 급락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상황이 불안정해진 것에 대해서는 언론과 야당인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유가 급락에 대해 "소비자에게는 좋은 것이고 휘발유 가격은 낮아진다"며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 가격과 공급을 놓고 다투고 있다. 그것과 함께 가짜뉴스가 주식시장 하락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미국인 3만7000명이 인플루엔자로 사망했다. 이는 매년 평균 2만7000명에서 7만명 사이”라며 “어느 것도 폐쇄되지 않고, 삶과 경제는 상승한다"고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 "가짜뉴스 언론과 그들의 파트너인 민주당은 사실이 보증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코로나19 상황을 악화하기 위해 그들의 준(準) 권력 내에서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밝혔다.

하지만 2016년 대선 승리에서부터 지난 2월 탄핵안 부결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었던 이런 수법들(야당에 대한 공격, 언론 탓하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만 강조하거나 거짓말 하기)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CNN은 9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이 코로나 사태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보건당국은 국민들에게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려하는 등 정부 내에서도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이런 위기의 시기에 정부를 이끌고 나갈 그의 능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이 심각한 위기를 잘못 처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까지 시험에 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확진자 가장 많은 워싱턴주 이번주 화요일 경선....향후 경선 일정에도 촉각

한편, 오는 10일 예정된 6개주 대선 후보 경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번 주에 경선이 치러지는 6개주(아이다호, 미시간, 미주리, 미시시피, 노스다코타, 워싱턴) 중에 워싱턴주와 미주리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미주리는 확진자가 아직까지는 1명 밖에 없지만, 워싱턴주는 시애틀 등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워싱턴주는 유권자가 투표장으로 오기가 꺼려질 경우 우편을 통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우편의 직인이 화요일 이전에 찍힌 것이면 유효한 투표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전파를 막는데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며, 장시간 대기를 해야하는 투표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난 2월부터 진행된 민주당 경선 참여자가 지난 2016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신규 유권자의 투표 참여율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