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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망자 가족 "트럼프 트윗, 심장에 칼 꽂히는 것 같았다"

코로나로 사망한 배우 닉 코데로 부인 "트럼프, 제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공감하기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3일 만에 퇴원하면서 남긴 말이 코로나19로 사망한 21만 명의 유가족들에게 큰 상처가 됐다.

6일(현지시간) 밤 지난 7월 코로나19로 41세의 나이에 사망한 배우 닉 코데로의 부인 아만다 크루츠는 CNN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무서워하지 말라. 그것이 당신 삶을 지배하게 하지 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울먹이며 "심장에 칼이 꽂히는 것 같았다"면서 큰 상처가 됐다고 밝혔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록 오브 에이지>, <블렛 오버 브로드웨이>, TV 드라마 <블루 블러드> 등에 출연한 배우 닉 코데로는 코로나19로 95일 동안 투병하다가 지난 7월 5일 사망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살된 아들이 있다. 지난 9월 17일에는 고인의 42번째 생일을 맞아 가족과 친구들이 라이브 앨범('Live at 54 Below')을 내기도 했다.

"나는 저녁을 먹은 뒤 앉아서 쉬다가 대통령의 트윗을 먼저 봤고 TV를 틀어서 뉴스를 통해 그가 직접 말하는 것을 들었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의 말은 우리가 겪은 모든 것을 다시 떠오르게 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는 매일 매일이 두려웠다.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칠지 매일 매일이 두려웠다. 대통령이 20만 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이 질병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두렵다." 

아만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당신의 삶을 지배하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유가족들에게는 모욕으로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우리는 가족을 잃었다. 어떻게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지배하지 않을 수 있는가. 또 지금 병원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이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있다. 또 코로나19는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가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자영업자들, 지금 당장 실직 상태여서 수입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모두 코로나19에 의해 삶을 지배당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코로나19 확진 이후 지도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주장했다. 

"어제 대통령은 병원을 나와서 현재 고통 받고 있는 그의 조국과 국민들에게 공감을 보여주고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 세계, 미국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공감을 보여주는 대신에 그는 거들먹거렸고 자신이 얼마나 상태가 좋은지 보여줬다. 어제 그는 정치인, 공화당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었다." 

아만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 트럼프에게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병원에서 이틀 만에 걸어나올 만큼 운이 좋은 것은 아니다"며 "누구도 코로나가 삶을 지배하도록 한 게 아니다. 닉도 그러지 않았다. 그는 선택할 수 없었다. 코로나가 그의 삶을 지배해서, 나와 가족들의 삶도 95일 동안 지배했다. 그리고 이는 내 삶에 평생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만다는 "제발 고통 받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보여달라. 당신은 지도자다"라고 호소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만3일 만에 코로나19로 입원했던 월터리드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것이 당신 삶을 지배하게 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6일에는 "독감보다 코로나19가 덜 치명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생전의 닉 코데로와 가족들의 사진을 보며 인터뷰하고 있는 부인 아만다 크루츠. ⓒCNN 화면 갈무리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0716590085315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