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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중인 트럼프, 병원 앞 지지자들 위해 '깜짝 외출' 감행...백악관과 공화당 주변 확진자 16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후 지지자들을 위해 '깜짝 외출'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오후 6시께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병실을 나와 대통령 전용 SUV 차량을 타고 병원 주변을 돌았다. 양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트럼프는 차 안에서 병원 밖에서 자신의 쾌유를 기원하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이날 '깜짝 등장'에 대해 백악관 풀 기자단에는 알리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예고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의사들로부터 훌륭한 보고를 받고 있다"며 "우리가 거리에 나와 있는 위대한 애국자들에게 조금 놀라움을 줄 것 같다. 내가 당신에게만 얘기하는 건데 깜짝 방문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병원 앞에서 지지 시위를 하고 있는 지지자들을 "다른 누구보다 열정적"이라고 칭찬하면서 "코로나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투병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런 행동은 코로나 격리 수칙을 어긴 것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대통령 전용 차량은 안전을 위해 방탄 뿐 아니라 화학 공격에 대비해 완전 밀폐된 공간인데, 동승한 운전사와 경호요원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조지워싱턴대학병원 재난의학과장인 제임스 필립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실내에서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이 훨씬 높다"며 "(대통령의) 무책임성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4일 월터리드 병원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   ⓒ AP=연합뉴스

 

백악관, 트럼프 건강상태 놓고 '오락가락'...렘데시비르, 덱시메타손 등 중증 환자 약물 투여 

트럼프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 등 담당 의료진은 이날 오전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의 건강 상태에 대해 밝혔다. 

주치의인 콘리는 트럼프 확진 후 2일 "경미한 증세만 있다"고 밝혔지만, 3일 마크 메도우 백악관 비서실장이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금요일 오전 고열과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주치의가 입원을 권유했다"고 말해 트럼프의 정확한 상태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4일 기자회견에서 콘리는 지난 2일 오전 트럼프가 고열과 함께 산소 포화도가 일시적으로 94% 밑으로 떨어졌으며, 이때 1시간 정도 산소호흡기를 통해 2리터의 산소 공급이 있었던 사실을 시인했다. 또 지난 3일 아침에도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덱시메타손'을 복용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가 3일에도 산소호흡기를 썼는지에 대해선 "간호사에게 확인해야 한다"고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콘리는 트럼프의 상태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의료팀과 대통령이 가졌던 낙관적 태도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4일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자신의 상태가 악화됐었다는 사실을 밝힌 메도우 비서실장에게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콘리는 이날도 몇몇 질문에 불명확한 태도를 보였다. 산소 공급이 구체적으로 몇번 있었는지, X-레이나 CT 사진상 트럼프의 폐에 손상이 있는지, 트럼프가 음압 병실에 있는지 등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월터리드 병원의 브라이언 가리발디 의사는 "우리 계획은 이르면 내일(5일) 백악관에 돌아가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퇴원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이 트럼프는 중증환자용 약물인 렘데시비르를 두 번 투약 받았고 총 5일 투약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최소 5일 입원해야 하는데 트럼프가 강하게 조기 퇴원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렘데비시르, 덱시메타손 등 모두 중증환자에게 투여하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의 상태가 퇴원을 해도 될 수준이 아니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바이든, TV토론과 트럼프 코로나 확진 이후 지지율 상승...트럼프와 10%p 이상 차이 벌어져 

지난 주 첫번째 대선후보 TV토론과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영향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것이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4일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통으로 진행한 여론조사(10월 2∼3일, 전국 1500명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이 51%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41%)를 10%포인트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첫 TV토론(9월 29일) 직후인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등록유권자 800명 대상)에서는 두 후보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이 조사에서는 바이든의 지지율이 53%, 트럼프의 지지율은 39%로 나타났다. 

선거 여론조사 전문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538)의 예측 모델에 따른 예측 결과도 4일 바이든이 승리할 가능성 81%,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 19%로 바이든이 다소 유리해진 것으로 바뀌었다. 

지난 7월에 15%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는 대선일(11월 3일)이 다가오면서 지지자 결집 현상이 일어나 7-8%수준으로 좁혀졌다가 트럼프에게 악재가 터지면서 다시 두 자릿수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로이터>는 이날 미국 대선은 일반 투표가 선거인단 투표 결과로 승부가 결정이 나기 때문에 대통령 당선을 위해선 경합주(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니아, 플로리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아직 경합주에서는 양측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배럿 대법관 후보 지명식이 '화근'...공화당 상원의원 3명 확진으로 배럿 인준 표결 여부 불투명

한편, 4일 현재 트럼프 주변과 공화당 상원의원들 중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만 16명에 이른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가 보도했다. 

구체적인 명단은 다음과 같다. 

트럼프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호프 힉스 백악관 수석 보좌관, 빌 스테피언 트럼프 선거캠프 본부장, 켈리언 콘웨이 전 백악관 수석 보좌관, 로나 맥다니엘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 마이크 리 상원의원(유타),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 론 존슨 상원의원(위스콘신),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니콜라스 루나 대통령 수행비서, 백악관 직원, 백악관 출입기자 3명, 노트르담대학교 총장. 

이들 중 상당수가 지난 9월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식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 행사가 '슈퍼 전파 행사'가 된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중 대통령과 영부인, 콘웨이, 리, 틸리스, 크리스티, 노르트담대 총장 등 7명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한편, 공화당 상원의원 중 3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선 전에 강행하려던 배럿 지명자 인준 일정에 '빨간 불'이 커졌다. 이들 중 2명(리, 틸리스 의원)은 지명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법사위원회 소속이기도 하다.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청문회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배럿 지명식 한 자리에서만 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의 전염성이 확인된 상태에서 무작정 밀어붙이기엔 명분이 부족하다.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이전에 진행돼야 10월말 인준 표결이 가능하다. 

또 확진을 받은 3명의 의원 중 2명이 10월 29일로 예정된 인준 표결에 참석 못하게 된다면 인준안이 통과되지 못한다. 상원의원 100명 중 53명이 공화당 의원이지만, 2명의 의원(수잔 콜린스, 리사 머우코스키)이 대선 전 표결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50표를 확보할 경우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가 표결에 참여해 인준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49표 밖에 그칠 경우 인준안은 부결된다. 

공화당 상원 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대법관 지명자 인준 표결을 위해 10월 19일 이후 워싱턴DC에 있으라고 통보한 상태로 여전히 대선전 표결을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0506532429993#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