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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노무현

"BBK 재수사 지휘권 발동 검토하라" (2007.12.16)

대선 3일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BBK는 내가 설립했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정성진 법무장관에게 BBK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명박 후보의 '광운대 동영상'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정 장관에게 "검찰이 열심히 수사했지만, 국민적 의혹 해소와 검찰의 신뢰회복을 위해 재수사를 위한 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해철 청와대 민정수석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다만 현재 국회에서 특별검사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조치를 강구하라"고 덧붙였다.

전 수석은 노 대통령이 이같은 지시를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여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으나 국민적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오늘 공개된 이명박 후보의 육성 동영상은 그간 국민이 품었던 검찰 수사결과에 대한 의혹을 더욱 더 확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광운대 동영상'을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보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대선 막판 여권에 힘을 실어주면서, BBK 검찰 수사 결과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노무현-이명박 연대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의 지시로 '광운대 동영상'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이날 "동영상 내용을 검토해 봤지만 수사 과정에서 나왔던 각종 언론 인터뷰 등과 유사한 내용으로 수사 결과에는 하등의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 결과를 의심하는 듯한 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한 반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