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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노무현

새 총리 후보에 한명숙…盧 "부드러운 리더십 기대"(2006.3.24)

노무현 대통령이 한명숙(62) 열린우리당 의원을 '3.1절 골프 파문'으로 물러난 이해찬 전 총리의 후임자로 지명했다고 24일 오후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밝혔다.

한 지명자가 약 한 달 가량 걸리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면 사상 첫 여성총리가 된다.

***노대통령 "부드러운 리더십과 힘있는 정책수행 기대"**

노 대통령은 이 전 총리 후임으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과 한 의원을 최종 후보로 놓고 고심한 끝에 야당과의 관계, 헌정 사상 첫 여성총리가 갖는 상징성 등을 고려해 한 의원을 최종 낙점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한 지명자는 지난 30여 년간 여성운동, 환경운동, 민주화운동에 진력해 오신 분으로 그동안 정부에서는 여성부 장관, 환경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을 쌓아 왔고, 국회에서는 재선 의원으로서 여야간 대화와 타협을 주도하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해 왔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이 실장은 "노 대통령은 한 지명자가 부드러운 리더십과 힘있는 정책수행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를 안정적이고 전향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노 대통령은 한 지명자가 헌정 사상 첫 여성 국무총리로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함으로써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을 흔들림 없이 펼쳐 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과 국회, 언론의 적극적 협조가 있기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 지명자 당적, 본인 판단이 중요"**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이병완 비서시장, 문재인 민정수석, 이백만 홍보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보고를 받고 이날 오전 10시께 마음을 굳히고 한 지명자와 오찬 약속을 잡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 지명자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앞으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국정 운영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나라당에서 문제삼고 있는 한 의원의 열린우리당 당적 문제에 대해 이병완 실장은 "오늘 오찬 회동에서 그 문제에 대한 별다른 논의나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한 지명자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총리의 당적이 선거 관리의 엄정성, 중립성과 연관된 문제라면 참여정부가 선거관리에서 편향성을 보인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선거 중립'을 이유로 당적 이탈을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가 정략적인 차원이라고 역공을 가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지금 야당 반발 거세지 않더라"**

한편 한 지명자가 국정 장악력이 떨어져 결국 대통령 직할 체제로 가지 않겠냐는 주장에 대해 이 실장은 "한 지명자는 그간 여성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을 하면서 업무 능력과 조직관리 능력에 상당한 평가를 받아 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분권형 총리와 책임형 총리는 조금 다르다. 대연정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분권형 총리는 실현이 안 됐다"며 "이해찬 전 총리는 책임형 총리였고, 한 지명자도 마찬가지로 책임형 총리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한나라당의 반발 가능성과 관련해 "지금 언론에 나타나는 것만 봐도 야당이 최종 후보인 한 의원과 김 실장에 대해 거센 반대를 하는 것 같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는 "한 의원에 대해 처음에 야당 반응이 꽤 호의적이었고, 김병준 실장에 대해서도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명숙, 누구인가**

재선 의원인 한명숙 의원이 사상 첫 여성총리가 될 전망이다. 한 의원은 여성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오랜 재야운동과 여성운동의 경험, 두 번의 장관 경험 등 화려한 경력, 온화한 품성 등 총리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평양 출생인 한 의원은 이화여대 졸업 후 1974년 한국크리스찬아카데미 간사를 맡는 등 재야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으로 1979년부터 2년 반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어 한 의원은 이대 여성학과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본격적으로 여성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회장(1990~1994),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1993~1996) 등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표적인 여성계 인사로 발탁돼 16대에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가 만들어지면서 초대 여성부 장관(2001~2003)을 맡았다.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 첫 환경부 장관(2003~2004)을 맡는 등 두 정부에 걸쳐 4년간 장관직을 수행했다.

그는 2004년 환경장관 직을 그만 두고 17대 총선에서 고양 일산갑에 출마해 한나라당 홍사덕 전 총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노 대통령이 한 의원이 홍 전 총무를 꺾은 것을 보고 그의 정치력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열린우리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 혁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논란 차단에만 급급했지 기간당원제 등 정당구조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손도 못 댔다"는 평가를 받는 등 '돌파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음은 한 총리 후보자의 프로필.

▲1944년 평양 출생 ▲정신여고, 이화여대 불문과, 한국신학대학교 신학석사, 이화여대 여성학 석사 ▲한국크리스챤아카데미 간사 ▲이화여대 여성학 강사 ▲한국여성단체연합 가족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 ▲한국여성민우회 회장 ▲방송바로세우기 시청자연대회의 공동대표 ▲환경운동연합 지도위원 ▲한국여성단체 대표 ▲여성부 장관 ▲환경부 장관 ▲재선 국회의원(제16,17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