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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근태

김근태 "황우석 영웅일 때 기웃대던 건 곤란"(2006.1.3)

당 복귀를 선언하며 "표가 있을 법 하다고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하면 국민들이 볼 때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개혁노선'을 전면에 내세운 김근태 의원이 라이벌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표가 있다고 기웃거리는 현상은 없어져야 한다"며 "황우석 교수가 국민적 영웅이 돼 있을 때 그쪽에 가서 사진 찍기도 하고 그런 것은 좀 곤란하지 않냐"고 말했다.

***"우리당, 이미지만 중시…중산층·서민을 대상화"**

서울대 72학번으로 황 교수와 대학 동기인 정동영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황 교수가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직접 병문안을 가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004년 황 박사를 지원하기 위한 후원회 결성식에 참석한 바 있으며, 당의장을 맡고 있던 지난 17대 총선 때 황 교수를 우리당 비례대표로 추천할 것을 제안했으나 이때에는 황 교수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일차적으로는 정 전 장관은 겨냥한 것이지만, '황우석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 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 다른 차기대권주자들도 황 교수와 친분을 강조하면서 그를 일방적으로 옹호한 바 있다. 당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김 의원이 거의 유일하게 "국익보다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며 거리를 두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었다.

김 의원은 또 "비정규직 문제, 금산법 등 가능한 개혁에 대한 당론을 모으고 국민적 합의가 있으면 확고하게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며 "개혁을 하겠다, 이렇게 국민 앞에 약속한 건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정권 재창출을 하고 과반수 의석을 얻은 건 국민들의 요청과 기대에 따른 것이지만 그 이후 자만하고 안주했다"며 "이미지나 이벤트만 중시하고 중산층과 서민들이 있는 그 자리를 떠나 대상화했다"고 비판했다.

***"김근태, 노대통령과 정치노선 제일 가까워"**

김 의원은 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노 대통령하고 김근태는 정치노선이 제일 가깝다"며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함께 갈 수 있고 함께 할 영역이 많다"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불화설'을 일축했다.

김 의원은 또 차기 대권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노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할 가능성에 대해 "가정을 전제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참여정부의 정신을 계승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는 계승과 혁신의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단행된 개각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자신의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이지만 당내 반발로 인사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유시민 의원 문제에 대해 그는 "이임식을 하기 전에 복지부 직원들과 담소했는데 그 분들이 언급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임시 당의장이자 원내대표인 정세균 의장이 임기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산자부 장관에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국정을 운영하는 주체로서 대통령이 판단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재선 이상의 의원들이 이날 모임을 갖고 개각과 관련한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인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정리하고 의견을 모으는 것은 응당한 권리"라며 "다만 국민들이 볼 때 중구난방이 아니냐는 불신이 오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개헌론에 대해 김 의원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의 조정 등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논의를 현실 정치인들이 주도하면 국민들이 불신을 거둬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5.31)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주체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그 결과를 정치권이 받아들이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