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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한, 러시아에 우크라전 위한 무기 제공…책임 물을 것"

NYT "러시아 군 수뇌부, 전술 핵무기 사용 시점 놓고 대화"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비밀리에 제공한 정보가 있다고 미국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 제공했다는 정보가 있다"며 북한이 이 포탄들을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방식으로 위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들이 실제로 러시아에 전달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유엔에서 추가로 책임을 묻는 조치가 가능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적지 않은 양의 포탄이라고 보지만 전쟁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의 종류와 규모, 구체적인 경유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 9월 러시아가 북한을 상대로 로켓과 포탄 구매 의사를 타진했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북한은 "우리는 지난 시기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이를 전면 부인했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에 적극 동조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 등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독립국임을 주장하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승인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북한과 단교를 선언했다. 또 이들 지역에 건설 노동자를 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무기를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유엔 결의안 위반이다. 미국은 유엔을 통해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속력을 가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는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 군 수뇌부 핵무기 사용 논의"백악관 "사용 준비 징후는 없다" 

한편, <뉴욕타임즈>(NYT)는 이날 러시아 군 수뇌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전술 핵무기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대화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 언론은 복수의 고위급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으며, 러시아 군 수뇌부가 이런 대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경고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 발언은 우려스럽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전술핵 무기 20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왼쪽)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