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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은 이성적, 그러나 완전 잘못 계산했다"

키이우 공습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밝혀…러시아 "미국과 대화 거부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이성적"이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은 "완전히 잘못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의 발언은 전날 아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전국 10여개 지역에 80여발의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한 일이 발생한 뒤 나왔다.

바이든은 이날 CNN과 단독 인터뷰에서 "푸틴이 이성적인 행위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이성적이다"라면서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연설인 비이성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완전히 잘못 계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푸틴이 지난 2월 침공 개시 직후 한 연설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양팔을 벌리고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곳 키이우가 '어머니 러시아'의 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푸틴의 연설은 비이성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세계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로 푸틴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기 때문에 푸틴이 이성적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는 논쟁 주제 중 하나였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일방적으로 합병을 선언한 동부와 남부의 4개주의 일부 지역을 탈환하고,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크림대교를 폭파하는 등 러시아가 불리한 상황으로 몰렸다. 

급기야 푸틴이 10일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습을 자행하면서 푸틴의 다음 행보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6일 민주당 행사에서 1960년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60년 만에 "핵 아마겟돈의 위험"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의 "푸틴은 이성적이지만 잘못된 계산을 했다"는 발언은 푸틴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잘못된 행보를 비판하려는 발언을 풀이된다. 

G7 "민간인 무차별 공격은 전쟁범죄...푸틴에 책임 물을 것" 

바이든은 이 인터뷰에 앞서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회담을 진행했다. G7정상들은 이날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전날 있었던 러시아의 공습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강력한 말로 규탄하며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푸틴 대통령과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글로벌 평화와 안전을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러시아의 동원령과 무책임한 핵수사 등 고의적인 긴장고조 행보를 개탄한다"며 "러시아가 어떤 종류의 생화학 또는 핵무기 사용을 한다면 심각한 결과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의 점령지 합병 선언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G7 화상 정상회의에서 방공시스템을 포함한 서방의 무기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러시아, G20 계기로 푸틴과 바이든 정상회담 가능성 언급…"대화 거부하지 않는다"

러시아에서는 푸틴이 오는 11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여기에서 바이든과 정상회담을 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 나와 주목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푸틴과 바이든의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수차례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대화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이 미국은 대화에 열려 있으나 러시아가 거부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러시아는 미국으로부터) 어떤 진지한 접촉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튀르키예(터키)가 서방과 평화회담을 주선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어떤 제안이든 들을 마음이 있다"면서 "다만 결과가 있을지 미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외교적 협상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4개 점령지 합병 서명식을 거행한 지난 1일 나토에 신속가입을 신청했다.

인도네시아는 푸틴 뿐아니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G20 정상회의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은 지난 3월 중단됐으며, 젤렌스키는 지난달 푸틴이 러시아 국민들에 대한 부분 군 동원령을 발표하고 4개 지역에 대한 합병을 선언하자 푸틴과 "협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