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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보복 인정 "더 가혹 대응"…유엔 "민간인이 가장 큰 희생" 러시아 비판

우크라 수도 키이우 등에 미사일 84발 공격, 최소 14명 사망·100명 가까이 부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전역에 가해진 미사일 공습이 보복 대응이라고 인정했다.

푸틴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오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8일 크림대교를 공격해 "자기 자신을 국제적 테러리스트 조직과 같은 자리에 뒀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규모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푸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군사 및 통신 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점도 인정했으며, 우크라이나가 추가 공격을 할 경우 "러시아는 더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오전 6시20분부터 오전 11시15분까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중심부 등 전국 12곳에 미사일 84발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민간인 최소 14명이 숨지고, 97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구조 활동이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피해 키우기 위해 월요일 출근 시간에 공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자행된 키이우에서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아침은 고달프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를 상대하고 있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은 두 개의 목표물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전국의 에너지 시설. 두 번째 목표는 사람들"이라며 "출근을 시작하는 월요일 오전 공격 시간대와 목표물은 피해를 최대한 키우기 위해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전쟁 본질이 변했다"G7·유엔 등 긴급 대책 논의하기로 

무차별 보복 공격을 단행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도 러시아를 비판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푸틴의 불법적인 전쟁의 잔인함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이런 공격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더 강화할 뿐"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우리는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비용을 계속 부과하고, 푸틴과 러시아에게 잔혹행위와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우크라이나군이 나라와 자유를 수호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지역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민간인을 대상으로 고의로 공격했다"며 "이는 이번 전쟁 본질에 엄청난 변화"라고 말했다. 

주요7개국(G7)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11일 화상으로 긴급 회담을 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설 것이며 EU로부터 추가적 군사적 지원이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동으로, 용납할 수 없다. 민간인이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엔은 10일 오후 총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결의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10일 아침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부상을 당한 시민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