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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라 바로잡아야"…지지자들 "4년 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퇴임 후 처음으로 워싱턴DC를 찾아 대중 연설을 했다.

2024년 대선 재출마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강력히 시사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자신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미국 우선 정책 연구소'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연설하면서 대선 출마에 대해 "나는 두번 뛰었고, 두번 이겼다. 두번째는 훨씬 더 잘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다시 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더 많은 세부 사항들을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지난 6월말부터 진행 중인 하원의 1.6 폭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와 관련해 "나는 우리 역사상 가장 박해를 많이 받은 사람"이라며 정치적 공세라고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트럼프는 2018년 러시아와 유착 관계를 조사했던 '뮬러 특검',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된 첫번째 탄핵, 2021년 의회 폭동과 관련된 두번째 탄핵 등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1월 6일 '선택되지 않은' 정치 깡패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갖게 됐다"며 리즈 체니, 애덤 킨징어 등 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 맹비난했다. 하원의 1.6 특위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초당적 기구로 의회 폭동과 관련한 광범위한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고, 최근 청문회를 통해 트럼프의 폭동 당일 행적에 대해 밝혀내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2020년 6월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인종차별 반대집회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 운동과 1.6 의회 폭동을 비교하며 의회 폭동 가담자들이 부당한 처벌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BLM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안티파(극좌파 세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볼때 이들은 너무 불공평하다"며 "어떤 경우에는 건물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끔찍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4년 더"를 외치며 트럼프 연설에 환호했다. 

펜스, 같은 날 다른 집회에서 연설…트럼프와 차별성 강조 

이날 트럼프 연설에 앞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영아메리카 재단'이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2024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펜스는 "선거는 미래에 관한 것"이라며 "저는 오늘 뒤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을 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펜스는 "대통령과 내가 이슈에 대해 의견이 다른지 모르겠지만 초점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러닝메이트로 4년 임기 내내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펜스는 1월 6일 의회 폭동 당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뒤집으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트럼프 세력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 1월 6일 폭동 당시에 일부 폭동 참가자들은 "펜스를 교수형 시켜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펜스를 잡으러 다니기도 했다.

▲26일 퇴임 후 처음으로 워싱턴DC를 찾아 대중 연설을 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