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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히틀러도 유대인" 러 외무 발언, 이스라엘 총리에 직접 사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히틀러도 유대인"이라는 러시아 외무장관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 총리에게 직접 사과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해당 발언에 대해 직접 사과했고 베네트 총리가 이를 수용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앞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일 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볼르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대인인데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가 군사작전의 명분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아돌프)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현명한 유대인들은 오래전부터 '반유대주의자들은 주로 유대인들'이라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러시아 외무장관 발언이 알려지자 2일 성명을 내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홀로코스트를 들먹이지 말라"고 비판했다. 야아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라브로프 장관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끔찍한 역사적 오류"라고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2일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해당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항의했다.

러시아 외무장관의 이 발언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도 비판에 나섰다.

이처럼 사태가 커지자 푸틴이 직접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동맹국가이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에 중재에 나서고 있어 러시아 입장에서는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화 통화 후 "베네트 총리가 사과를 받아들였고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과 유대인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준 것에 푸틴에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한편 두 정상은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민간인 대피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러시아 측은 민간인 대피를 보장하기 위해 5-7일까지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4일 한밤중에도 마리우폴엔 러시아의 포격과 공격이 이어졌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선 앞서 433명이 대피했지만, 아직도 어린이 30명을 포함해 수백명의 민간인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5일 전화통화를 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