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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유엔총장 만나 "협상 타결 기대"…러, 폴란드 등 가스공급 중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났다.

푸틴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구테흐스 총장을 크렘린궁에서 만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 대피에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관여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푸틴은 이날 회담에서 "군사작전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는 외교적 채널을 통해 합의를 이루길 기대한다"며 "우리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거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그는 "그들이 기존 의도에서 후퇴해 크림반도와 돈바스 공화국 문제 등을 논외로 빼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에서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에 대해 러시아군이 관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치열한 전투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있었던 마리우폴 상황에 대해서는 "비극적이지만 그곳에서 전투는 끝났다"고 부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외교적 협상 타결을 원한다는 푸틴의 입장에 동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푸틴과 유엔 사무총장은 마리우폴과 같은 분쟁 지역에서 인도주의적 원조와 민간인 대피에 관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유엔의 인도주의적 개입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푸틴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루블화 결재 요구 거부한 폴란드·불가리아에 가스 공급 중단 통보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이날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가 가스대금을 루블화로 받겠다는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27일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폴란드 정부가 이날 밝혔다.

불가리아 정부도 가스프롬이 27일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정부는 갑자기 결재 방식을 바꾼 가스프롬이 계약을 위반했다는 입장으로, 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폴란드는 천연가스 수입의 약 60%를 가스프롬으로부터 구입했다. 현재 저장고가 약 70% 정도 차 있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 수요도 낮아 즉각적인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美 합참의장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안보 질서 중대 위기"…러 '핵전쟁' 위협에 발끈

미국은 전날 러시아 외무장관의 "핵전쟁" 위협 발언에 발끈하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6일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국제 안보 질서가 중대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런 침공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러시아가 대가를 치르지 않게 한다면 국제질서 역시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안보 질서의 의미가 "강대국이 약소국을 군사적으로 침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 외무장관이 "핵전쟁 위험은 실재한다"며 "제3차 세계대전"까지 언급한 것에 대해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위 지도자가 핵무기를 과시할 때마다 모두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핵 위협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스틴 로이드 미국 국방장관은 24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과 같은 종류의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지기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