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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최빈국 아이들 음식도 빼앗는 격…세계 식량 안보 위협"

유엔식량기구, 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세계 식량 위기 경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식량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유엔이 경고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참사보다 더한 참사를 초래했다"며 세계 밀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세계의 빵 바구니" 역할을 해온 우크라이나가 침공당한 것이 세계 식량 문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우리가 본 그 어떤 재앙보다 세계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미 식량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밀 공급량의 30%, 옥수수의 20%, 해바라기씨유의 75-80%를 생산하고 있다. WFP에서 구매하는 전체 곡물 중 50%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WFP는 전 세계에서 기아로 시달리는 1억2500만 명에게 식량을 공급해왔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 연료, 운송비 등이 상승해 식량 공급 대상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비용으로는 약 400만 명의 지원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끝낸다면 "기근과 불안정, 그리고 대량 이주를 피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굶주린 아이들에게 줄 음식을 빼앗는 일이 될 것이며 세계는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러시아는 흑해 항구에서 전 세계로 화물을 수송하는 우크라이나 민간 선박 3척을 폭격했는데 이중 1척이 농업회사가 빌린 것이었다"며 "푸틴은 세계 식량 안보를 해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는 수출용 식량을 실은 94척의 선박이 지중해에 도달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이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출을 막아 올해 들어 밀 가격이 20-50%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레바논, 파키스탄, 리비아, 튀니지, 예멘, 모로코 등 우크라이나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니콜라 드 라비에르 프랑스 대사는 러시아의 거부권 때문에 우크라이나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은 세계의 기근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있다"고 국제사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바즐리 사무총장은 이런 식량 위기가 단지 가난한 나라에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아프리카와 중동의 식량 문제를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유럽으로 대규모 난민이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