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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 총격전으로 1명 사망...탈레반 "8월 31일이 레드라인"

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의 점령 이후 대피 행렬이 이어지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23일(현지시간) 총격전이 발생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카불 공항 북문 근처에서 신원 미상의 총기 소지자들과 총격전이 벌어져 아프간군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군이나 국제연합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 밖에는 미국이나 국제기구를 도운 현지인들이 탈출을 위해 몰려 들고 있는 가운데,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이 존재하는 등 매우 혼란하고 불안한 상황이다.

▲ 카불 공항 밖에서 모여든 아프간인들. 더운 날씨에 실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미군 등 연합군이 식수를 제공하기도 한다. 사진은 미군이 아프간인에게 생수를 건네는 모습. ⓒAP=연합뉴스

탈레반 대변인 "바이든, 31일까지 미군 철수 약속 지켜라"...영국-독일 등 "31일까지 철수는 불가능"

한편, 탈레반은 미국이 오는 31일로 설정된 철수 시한을 지켜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23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언급한 이달 말까지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를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하며 "그들이 향후 추가 연장 시한을 원한다면 우리의 답변은 '안된다'"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또 "만약 그들이 주둔을 계속 한다면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이달 말까지의 철수 시한이 너무 촉박하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바이든에게 더 많은 사람이 아프간을 떠날 수 있도록 미군 철수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날 "진행 중인 작전을 완료하려면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며 철수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도 카불 공항의 상황이 갈수록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철수 시한을 연장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미군 철수 시한 연장 가능성에 대해 "시한 연장에 관한 논의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탈레반, 美 협조자-여성 탄압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 했지만 CNN "미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사형 통보 받아"

샤힌 대변인은 이날 탈레반이 미국에 협조한 사람들을 색출하거나 위협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모두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또 여성 인권 유린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들은 아무 것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CNN은 이날 탈레반이 미군에 협력했던 아프간 주민 가족에게 사형 판결 통지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군 통역으로 활동했던 한 아프간 주민의 가족에게 3개월 동안 세 통의 탈레반 통지문이 배달됐다. 이 통지문에는 침략자들에 대한 맹종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거부하고 재판 출석 요구를 무시했다고 사형 판결이 내려질 것이며 이 결정은 최종적이며 거부할 권리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 

CNN은 보복 우려로 통지문을 받은 아프간인이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통지문은 탈레반이 미군 협력자와 그 가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례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한편, 아프간 정부군과 지역 민병대로 구성된 탈레반 저항군들이 카불에 인접한 북부 3개주를 탈환하고 결사 항전 입장을 밝히는 등 내전 가능성도 높아졌다. 

아프간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이 지휘하는 1만 명 가량의 저항군은 탈레반에 포괄적 정부 구성을 요구하며 탈레반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82403280271889#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