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흑인 청년 경찰 총에 숨져...'제2의 플로이드 사건' 되나?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시위를 폭발시킨 계기가 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 '제2의 플로이드 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흑인 청년 단테 라이트(20)는 지난 11일 오후 2시께(현지 시각) 미네소타주의 소도시 브루클린센터에서 어머니의 차를 세차하러 가는 길에 경찰에 붙잡혔다. 차량 번호판의 유효기간이 지나 있었고 백미러에 단 방향등이 운전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차량에 다가간 경찰이 신원을 조회한 결과 라이트의 앞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갑을 채우려는 순간 라이트는 저항하려 했다. 경찰이 수갑을 채우려고 하자 라이트는 손을 빼고 운전석으로 몸을 던져 도주하려 했고, 다른 경찰이 다가와 테이저건을 쏘겠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 경찰이 세 차례 경고한 뒤 발사한 총이 테이저건이 아니라 권총이었다. 총을 맞은 라이트는 도주하다 몇 블록을 못가고 다른 차를 들이받고 멈췄다. 테이저건 대신 실수로 권총을 쏜 경찰은 26년 경력의 베테랑 백인 여성 경찰로 12일 사직했다. 

라이트 씨의 가족들은 그의 사망이 경찰의 과잉 진압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학습장애로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현재 두살인 아들의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상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들이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청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살아만 있다면 좋겠다"며 경찰을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스무살 청년 단테 라이트. ⓒCNN 화면 갈무리

문제는 이 사건이 지난해 5월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불과 14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또 라이트는 당시 무장하지 않았고 그의 차에서도 총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처럼 무장하지 않은 흑인 청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민심은 폭발했다. 특히 현재 플로이드의 목을 9분 이상 무릎으로 짓눌러 사망하게 한 데릭 쇼빈 전 경찰관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흑인들의 분노가 더 고조된 상태였다. 

수백명의 시위대가 지난 11일 사건 발생 지점인 브루클린센터 거리로 몰려나와 경찰과 충돌했고, 시위가 밤 늦게까지 이어졌으며 폭력과 약탈로 비화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에 대해 "정말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며 "총을 쏜 경찰관의 바디 캠 영상을 생생하게 봤다. 그것이 사고였나 고의였나는 전면적인 조사로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4140911524019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