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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3일 남은 트럼프, 쫓겨나나...해임 압력 고조

미국이 어쩌다 이 지경에...메르켈·존슨·트뤼도 美 의회 폭거 비난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초유의 국회의사당 무장 난입 사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해임이나 탄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 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남은 임기 동안 무슨 위험한 일을 할지 모른다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승인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에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이 회의에서 선거 결과 승인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지지 집회에 참석할 것을 독려했고, 당일 백악관 앞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직접 연설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펜스가 (선거 결과를 뒤집을) 용기가 없는 것 같다"며 지지자들을 자극했고,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의사당으로 몰려가 의사당 건물 내로 무장 난입해 합동회의를 중단시키는 폭거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사망하고, 52명이 체포됐다. 

미국 의사당 내에서 자국민에 의한 무장 테러가 발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동안 트럼프의 선거 불복 주장에 동조하던 정치인들이 일제히 돌아섰다. 트럼프 정부 전현직 관료들, 공화당 일부 의원 등 폭력 사태에 대해 비판했다.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전직 대통령들도 일제히 "국가적 수치"라며 맹비난했다.

메르켈, 존슨, 트뤼도 등도 미 의회 폭거 사태 비난 

민주주의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던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선동한 의회 내 테러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주요 국가 지도자들도 놀라움과 우려를 쏟아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 의회에서 수치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상징하고 있으며 이제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나는 미국 민주주의 제도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를 유감스럽게도 자인하지 않고 선거 결과에 대한 의심을 부추겨 이런 폭력 사태가 가능하게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트럼프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펠로시, 슈머 등 민주당 지도부 "수정헌법 25조 발동해야"...트럼프 전 비서실장도 "트럼프 물러나야"

이처럼 현직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에 의해 자국의 의원들을 포함한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 받는 상황이 발생하자 임기가 13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힘을 받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7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은 미국과 국민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격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할 것을 요구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그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부통령, 행정부 각료의 과반수가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서한을 의회로 전달하도록 되어 있다. 

펠로시는 "펜스 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의회에서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을 추진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부자에 대한 우크라이나 검찰 수사를 요구한 것이 드러나 하원에서 탄핵소추 됐다. 그러나 2020년 2월 공화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는 상원의 탄핵심판에서 기각돼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대표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전날 의회 폭거에 대해 "대통령이 선동한 미국에 대한 반란"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대통령(트럼프)은 하루라도 더 재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도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요구했고, 부통령과 내각이 이럴 의지가 없다면 의회에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퇴진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인 존 켈리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내가 현재 트럼프 내각 구성원이라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슬프게도, 어제 대통령은 국민과 의회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봤던 반란을 부채질하고 불붙였다"며 "악몽을 끝내기 위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6일 밤 트럼프 정부 내 일부 각료들과 공화당 지도부에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7일 새벽 의회에서 바이든 승리를 승인하자 성명을 통해 처음으로 평화로운 정권 이양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이 성명에서 "1월 20일 질서 있는 정권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자신의 패배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선거 부정" 주장을 되풀이 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도 바이든 취임 전까지 트럼프 계정 정지 

한편, 페이스북도 트럼프 계정을 일시 정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위터는 6일 의회 폭동 사태 직후 트럼프 계정을 12시간 동안 정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7일 성명을 발표해 "대통령이 우리의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 접속을 최소 2주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페이스북이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정지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습격 당한 미국 국회의사당 ⓒAP=연합뉴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1080644084794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