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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민 절반 이상 "코로나 사태, 트럼프 불신"

미국 국민들의 절반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인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주지사들을 더 신뢰하고 있다고 답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동으로 실시해 19일(현지시간)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의 52%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도 44%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52%)보다 낮았다. 19일 오후 7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5만7636명, 사망자 수는 4만223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CDC와 자신들이 속한 주의 주지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69%와 66%를 차지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선 60%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미국 내에서 전염병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인 파우치 박사는 백악관 브리핑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니면 말고 식' 과장, 왜곡 발언에 대해 '바른말'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트럼프 대통령과 충동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때문에 파우치 박사는 '미스터 전염병 대통령', '미스터 바른 소리' 등 별명을 얻으면서 코로나 정국에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쓴소리'하는 참모를 못 견디기 때문에 최근 파우치 소장의 해임을 검토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런 의혹에 대해 현재로선 부인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지역이지만 정보를 투명하고 공개하고 과단성 있는 행정 조치로 오히려 신뢰를 얻게 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신뢰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미 국민의 46%가 쿠오모 주지사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쿠오모 주지사보다 신뢰를 못 얻고 있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고, 29%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으며, 46%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셧다운' 완화에 58%가 우려 표명...일부 극우세력, 경제활동 재개 요구하며 무장 시위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코로나19 사태로 각 주가 취한 '스테이 엣 홈'(불가피한 활동을 제외하고 집에 머물라는 명령) 조치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지 않은 지역부터 경제 활동을 재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조기 해제 지역으로 텍사스, 버몬트, 몬태나, 오하이오, 노스다코다, 아이다호주 등 구체적인 지역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 국민의 58%는 이런 제한 조치를 너무 일찍 완화하면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32%는 셧다운 장기화 시 경제적 타격을 더 우려했다. 

응답자 가운데 민주당원과 무당파는 각각 77%, 57%가 코로나19 확산을 더 우려한 반면, 공화당원의 48%는 경제적 타격을 우려했다. 

그러나 지난주 후반을 기점으로 일부 극우세력이 '셧다운 해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미시간주 주도 랜싱에서는 지난 15일 총을 든 시위대가 조속한 경제활동 재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주말 사이 메릴랜드주·유타주·텍사스주·애리조나주·콜로라도주·워싱턴주·네바다주·인디애나주·미네소타주·위신콘신주 등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촉구하는 극우세력들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이들은 경제활동 재개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앤서니 파우치 소장의 해임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정치적 성격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까지 들고 시위에 나선 이들을 두둔하는 트위터 글을 올려 비난이 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네소타를 해방하라", "미시간을 해방하라", "버지니아를 해방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들 세 개주는 모두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이며, '반 셧다운' 시위의 타깃이 된 지역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46%가 지지했으며, 51%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는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9%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2%)보다 높았다. 하지만 3월 조사 때보다는 지지율 격차(바이든 52%, 트럼프 43%)가 줄었다. 또 앞의 질문들을 통해 바이든 전 부통령이 코로나 정국에서 국민들에게 '트럼프 대항마'로서 전혀 존재감을 인식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재의 우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에 대해 미 국민의 절반 이상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NBC 화면 갈무리

 

이 여론조사는 지난 13~15일 미국 유권자 9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3.3%포인트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42002563063345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