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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난 법 최고 집행관"...법 위의 트럼프?

로저 스톤 재판 개입에 이어 측근 대거 사면 논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인 로저 스톤 재판에 개입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나는 전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사실 국가의 최고 법 집행관(chief law enforcement officer of the federal government)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행동이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나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사퇴 논란으로까지 번진 로저 스톤 재판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개입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7개의 혐의로 기소된 측근인 로저 스톤에게 검찰이 7-9년의 중형을 구형하자 트위터를 통해 재판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스톤 재판의 담당 판사의 과거 재판 결과에 대해 거론하며 재판의 불공정성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바 법무부 장관이 구형량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담당 검사 4명이 반발하며 사임했다. 이처럼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동을 한 것을 문제 삼아 전직 법무부 직원 2000여 명이 지난 17일 바 장관의 사퇴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연방법관회의는 19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처럼 대통령의 권력 남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자신의 지인과 측근이 대거 포함된 사면.감형을 단행했다. 백악관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 사기와 위증 혐의로 4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버나드 케릭 전 뉴욕시 경찰국장 등 7명에게 특별 사면, 매관매직 등 공직자 비리 혐의로 징역 14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인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주 주지사 등 4명에게 특별 감형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11명이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 또는 측근과 연줄이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또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사면 조치에 대해 백악관 보좌진들이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강행했다고 한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은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다. 그는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상원의원 자리가 비게 되자 자신에게 부여된 상원 의원 지명권을 미끼로 행정부 진출을 꾀하려 하는 등 18건의 비리 혐의로 2011년 기소돼 14년형을 선고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는 2010년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한 NBC '셀러브리티 어프렌티스'에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다. 또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의 부인이 지난 몇년간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보는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편의 선처를 호소했고, 러시아 스캔들을 '마녀사낭'이라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한다.

세금 사기 등 중범죄로 복역 중이던 케릭 전 뉴욕시 경찰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번 사면 조치에 대해 "또 다른 국가적 스캔들"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상원 탄핵심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지 않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정치 분석가들은 2주 전 탄핵 무죄 선고를 받은 이후 대통령은 본질적으로 그가 법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련의 조처를 했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