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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트럼프, 트위터로 증인 공격...추가 녹취록 공개도

전 우크라 대사 "트럼프 대통령 발언, 큰 위협으로 느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두번째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인사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미국 하원에서 청문회가 시작되기로 한 10시 정각에 올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은 누가 봐도 청문회 증인을 흠집내기 위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지난 4월 있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첫번째 전화 통화 녹취록 요약본을 언론에 추가로 공개하면서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전 우크라 대사 "트럼프 국무부, 당파성으로 내부에서부터 무너져"

15일 하원에서 두번째로 열린 공개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인사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문제의 지난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요바노비치 전 대사의 경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의 미국 대사는 여자인데, 아주 골치 아픈 사람이었다...그녀는 (경질 이후)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 당선 이후 임기가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5월 급작스럽게 경질됐다. 이에 대해 그는 앞서 비공개청문회에서 경질되어 미국으로 소환될 때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는 얘기를 국무부 관리들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경질하기 위해 모함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지난 30년간 외교관으로 일해왔다는 사실을 밝히며 "미국을 위해 외교관으로 봉직했던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 정부에서 국무부는 당파성의 바다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며 "국무부는 이 경쟁적이며 복잡한 세계 위기의 시기에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고 고발했다. 

 

그는 "나는 비공식 채널을 통한 비방전의 희생자가 됐다"며 "우크라이나의 일부 부패한 인사들은 그들과 손을 잡을 미국인들을 찾았고, (나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가 우크라이나의 고질적인 부패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오히려 줄리아니 변호사 등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우크라이나 부패 세력과 손을 잡았다는 주장이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줄리아니 변호사가 자신의 제거하려고 한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대사로 재직할 당시 줄리아니 변호사와의 접촉은 최소한만 했는데 나를 왜 공격했는지 그 동기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자신에 대해 언급하며 "어떤 일을 겪을 것"이라고 인사보복 조치를 취할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큰 위협을 느꼈다"고 밝혔다. 

 

트럼프, 비방 트위터 올려 증인 '위협'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청문회가 시작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바노비치가 지금까지 (외교관으로) 갔던 곳을 보라. 소말리아 등 모든 곳의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했다”며 자신의 조치가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보위원회 소속의 공화당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뉴욕)은 "나는 그 트윗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요바노비치 대사는 외국 근무에 종사하는 많은 우리 외교 공무원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조차 부적절한 공격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런 대통령 주장에 대해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대사 한 명 때문에 (국가의)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는다"고 반박하면서도 "나는 대통령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에 그(트위터의) 효과는 매우 위축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문제 지적했다. 시프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이 증인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지난 4월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녹취록 추가 공개...짜깁기 의혹도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을 통해 언론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지난 4월 21일 있었던 16분 가량의 전화 통화 내용을 요약, 공개했다.  

이 녹취록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선거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을 훌륭한 본보기로 삼았다고 극찬하며 여러 차례 취임식 초청 의사를 전달하는 내용이다.  

서로 덕담을 나누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주최했을 때 우크라이나는 항상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가로 공개된 녹취록에는 지난 7월 전화 통화에서 언급돼 탄핵조사의 빌미가 된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은 아무 잘못된 게 없다는 것을 모든 미국인이 볼 수 있도록 두 개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는 전례 없는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녹취록은 지난 4월 두 정상이 통화한 이후 백악관이 배포한 보도자료와 내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백악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번영을 증진하며 부패를 뿌리 뽑는 개혁을 실천하라는 기대를 강조했다"고 밝혔지만, 이번 녹취록에서는 이런 내용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이날 녹취록 추가 공개에 대해 "탄핵 조사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7월 통화와 그의 측근들이 민주당 후보를 조사하기 위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밝히는 것인데, 4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해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녹취록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