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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우크라 통화' 들은 증인 "미국 안보 우려"

돌아온 트럼프 '오른팔' 스티브 배넌 "현재까진 민주당 승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르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직접 들었던 정부 당국자가 29일(현지시각) 미국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안보에 해를 끼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군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로 파견된 우크라이나 전문가 알렌산더 빈드먼 중령은 이날 미 하원 탄핵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공개로 증언을 했다. 빈드먼 중령은 지난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직접 들은 당국자 중 한 명으로, 이날 통화 내용을 다른 NSC 관계자 등과 함께 기록하는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드먼 중령은 이날 사전에 준비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뒷조사를 부탁한 것에 대해 "나는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 우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우크라이나가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리스마(아들 헌터 바이든이 이사로 재직했던 회사)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경우,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유지해온 초당적 지지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듣고 "수십 년간의 경험과 훈련, 의무감, 지휘계통 내에서의 운용 의무에 따라 국가안보 관계자들에게 내부적으로 자신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7월 25일 양국 정상간 전화 통화에 앞서 있었던 회의에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국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려면 우크라이나가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 등을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선들랜드 대사에게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빈드먼 중령은 탄핵 조사의 핵심 사안인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들은 인물로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가 증언으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탄핵심문에 협조하지 말라는 백악관의 명령에 불복하고 이날 증언에 참석했다.

구소련 붕괴 당시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온 이민자 출신이라고 자신에 대해 밝힌 빈드먼 대령은 "나는 애국자"라면서 "당이나 정치와 관계없이 우리나라를 전진시키고 지키는 것이 나의 신성한 의무와 명예"라고 말헸다.  

미 하원, 탄핵 관련 결의안 31일 표결...시프 위원장 "대통령 권력남용 증거 수집"


미국 하원은 오는 31일 탄핵조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요약한 결의안에 대한 전체 표결을 진행한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8일 하원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표결은 6주 동안 진행돼온 탄핵조사를 확정하고, 향후 청문회 공개를 승인하며 이미 나왔던 증인들의 증언사본 공개 방식을 결정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이 표결은 탄핵 조사가 불공정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불식시키는 법 절차”라고 덧붙였다.  앞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25일 하원 탄핵조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하원의 탄핵조사는 합법적 지위를 가진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결의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이 29일 언론에 공개한 8쪽 분량의 결의안은 현재 3개 위원회(정보위, 외교위, 정부감시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탄핵조사를 법사위원회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공개 청문회 등으로 방식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또 애덤시프 정보위원장에게 공개 청문회나 청문회 지정 권한을 포함해 다양한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시프 위원장은 이날 법사위원장 등 4개 위원장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하원 탄핵조사는 광범위한 증거와 증언을 수집했다"며 "이미 수집한 증거는 2020년 선거에 개입하도록 외국을 압박하기 위해 정부의 여러 지렛대를 동원해 권력을 남용한 대통령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마녀 사냥"...돌아온 스티브 배넌 "트럼프 무죄 선고까지 거칠게 싸울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빈드먼 중령의 주장을 '거짓말'로 몰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한 언론에 따르면, 오늘 트럼프 지지자가 아닌 사람(Never Trumper)의 증언은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전화 통화에 대한 것"이라며 "그가 나와 같은 전화를 받고 있었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전화 통화 내용을 말해 보라고 요구해라"며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2016년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호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진영 내 권력 다툼에서 밀려났던 배넌은 워싱턴의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워룸 : 탄핵'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3일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탄핵 정국이 진행되어온 과정에 대해 "펠로시 의장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대응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펠로시는 트럼프 대통령을 권력 남용과 사법 방해 두 가지 혐의로 탄핵 소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넌은 자신의 방송에서 "민주당이 지금 이기고 있다"고 덧붙이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탄핵조사와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매일 1시간씩 방송을 하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무죄 선고가 내려지는 날까지 매우 거칠게 방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