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아이는 반에서 꼴찌다. 본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으며, 담임 선생님으로부터도 확인했다.
“00이가 꼴찌 맞아요.”
반에서 꼴찌인 아이를 둔 덕분에 엄마인 나는 우리 사회를, 학교를 다시 배우게 됐다. 무려 30년 전에 다니던 그 초등학교(그땐 심지어 국민학교였다)는 변하지 않았다. 같은 반 학생 수가 줄었고, 교사의 체벌이 사라졌으며, 무상급식 등 각종 복지 혜택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 교육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권위적이며 폭력적이다. 마치 벽에 머리를 박는 듯한, 그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완고한 편견들을 3년째 겪으며, 결심했다. 꼴찌 학생과 엄마로서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고, 인격 존중을 요구하겠다고. ‘공부를 못하는 죄인은 어떤 것도 요구할 수 없다’는 아이나 나를 옭아매는 시선에 맞서 저항하지 않으면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제 그동안 학생으로서, 또 학부모로서 부당함을 외면하고 회피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부터 아이와 함께 매일 아침 다짐을 하기로 했다.
“공부를 못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공부를 못한다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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