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9일 "(내가) 돈키호테는 아니다"며 자신의 정치 역정에 있어 '가능성 있었던 도전'과 '가능성 없었던 도전'을 구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가진 신임사무관 특강에서 "대통령이 어떻게 됐는지 나도 신기하다"며 "국민들이 뭔가 기대를 하는 무엇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분 있는 일도 가능성 있어야 사람들이 신뢰"**
노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된 이유에 대해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고 어떻든 일관된 길을 가면서 끊임없이 명분을 축적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가능성이 없었던 도전'으로는 90년 3당 합당 거부, 90년대 초반의 야당 통합 운동, 1992년 부산 동구 출마를 꼽았다. '가능성 있었던 도전'으로는 1995년 부산시장 출마와 2000년 강서구 출마를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왜 이것을 구분하냐면 (난) 돈키호테는 아니다"며 "말하자면 명분있는 일도 가능한 일을 할 때 사람들이 신뢰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인생 역정을 길게 얘기했다. 노 대통령은 "그를 이해하려면 그의 말을 듣는 것보다는 그가 걸어온 길을, 살아온 행적을 돌이켜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며 "때로는 그 사람이 한 일은 찬성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찬성할 수 없는 일도 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진실하냐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할말 많은 대통령은 반드시 강연에 실패"**
노 대통령은 이날 공무원들에게 "수요자의 관점에서 사고하라"고 당부했다. 또 "도대체 이 정책을 시행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 지표를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정책의 과학화'를 요구했다. 이어 "정책의 표어화'를 촉구하면서 "언론과의 관계에서 원칙대로 당당하게 대처하고 실력으로 경쟁할 것"을 요구했다.
또 노 대통령은 강연을 시작하면서 자신을 "강연의 도사"라고 밝히면서 "할 말이 너무 많으면 이말 꺼냈다 저말 꺼냈다 실패하는 게 도사의 운명이다. 할 말이 많은 대통령은 반드시 강연에 실패한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내딴에 욕심 부리다 여러분에게 아무 공감을 못주면 이걸 '헛방'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항상 고민이 이런 거다. 살면서 그런 표현을 헛방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헛방이라고 하면 안 되죠"라고 말해, 자신의 '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부담을 표현하기도 했다.
'건강관리방법'을 묻자 노 대통령은 "5시 5분전 기상해서 6시까지 요가나 국선도 비슷한 체조를 하고 7시까지 시간이 나면 스텝머신을 한다. 팔굽혀펴기 50개 정도 한다. 긴장과 피로는 잠으로 주로 푼다. 잠이 피로회복에 제일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당초 예정됐던 1시간 20분의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3시부터 2시간 40분 가량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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