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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해외입양 중단 선언…덴마크 유일 해외입양기관도 "중단"

노르웨이 정부 당국이 해외입양 과정에서 서류 조작 등 불법의 위험을 이유로 2년간 모든 신규 해외입양 업무를 중단한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노르웨이 언론 <VG>에 따르면, 노르웨이 아동·청소년 및 가족부는 이날 필리핀, 태국, 대만 등 3개국을 통한 해외입양이 전면 중단되며 한국도 이미 입양 승인을 받은 경우를 제외한 신규 입양은 전면 중단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에 해외입양된 아동의 대다수는 한국, 대만, 태국, 필리핀, 콜롬비아 출신이다.

노르웨이 아동·청소년 및 가족국장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문서 위조의 위험이 너무 커서 입양 아동들의 법적 보호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키르스티 토페 노르웨이 장관은 불법 해외입양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실무를 담당하는 국장에게 이를 요청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노르웨이 아동보호국은 최근 불법 입양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 입양 시스템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VG>는 필리핀에서 아동 매매로 허위 출생증명서를 받은 뒤 해외입양된 사례를 보도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11월 "국제 입양 원칙에 따라 입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는 보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마다가스카르에서의 입양을 중단했다. 

덴마크의 유일한 해외 입양 기관인 '덴마크 국제 입양'(Danish International Adoption, 이하 DIA)도 같은 날인 16일 정부 당국으로부터 서류 조작 등 불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은 뒤 해외입양 업무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덴마크 항소위원회는 지난달 불법 해외입양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DIA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의 해외입양 업무를 중단시켰다.

덴마크 사회사업부(Social Affairs Ministry)는 한국, 콜롬비아 및 기타 국가의 파트너 기관과 협력해 온 DIA가 해외입양 사업을 중단한 것에 대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새로운 가족에게 아이를 입양할 때는 친부모와의 관계에서 입양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입양 분야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스웨덴의 유일한 입양 기관은 서류 조작 위혹 등을 이유로 한국으로부터의 신규 입양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단독] 스웨덴, 70년만에 한국 아동 입양 중단한다) 

주요 해외입양 수용국이었던 북유럽 3국이 모두 해외입양 중단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372명의 한국 해외입양인들이 해외입양 과정에서의 불법, 인권 침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한국 정부를 상대로 조사를 요청한 사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외입양인들은 지난 2022년 3차례에 걸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에 입양될 당시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조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진실화해위는 현재 이들 중 271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프레시안>은 진실화해위에 조사를 신청한 해외입양인들의 사연을 담은 글과 영상을 연재했다. (연재 : 372명 해외입양인들의 진실 찾기) 

한편,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국회의원과 정부당국 대표단은 해외입양 과정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실화해위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노르웨이 가족문화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단, 3월 스웨덴 보건사회부 입양조사위원회가 각각 진실화해위를 찾았다. 

▲노르웨이 정부 당국이 해외입양 과정에서의 불법의 위험성을 제기하면서 입양 중단을 권고했다. ⓒAP 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