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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번째 대선 출마 선언…"공화당 입장에선 최악 타이밍"

트럼프 "바이든 통치는 고통"…바이든 "트럼프 때문에 미국 실패"

 

도널드 트럼프(76) 미국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예고된 대로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밤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 밤 미국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해 연임에 실패했던 트럼프는 이번이 세번째 대권 도전이며, 퇴임 후 1년 10개월 만에 정치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트럼프가 첫번째다. 트럼프는 이날 연방선거위원회(FEC)에 2024년 대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2년 전 우리는 위대한 국가였고, 곧 우리는 다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아메리칸 드림을 구하기 위한 우리의 싸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했고, 바이러스가 덮쳤을 때 단호한 조치로 생명과 경제를 구했다"고 자신의 업적을 자랑한 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는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에게 바이든 통치 2년은 고통과 고난, 불안과 절망의 시간이었다. 바이든이 좌파 실패, 워싱턴 부패의 얼굴로 지속되도록 할 수 없다"면서 "2020년에 나는 역대 현직 대통령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며 대선 출마의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8일 있었던 중간선거에 대해 "공화당이 더 잘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솔직히 대부분 옳다"면서도 "국민들이 미국이 겪고 있는 고통의 범위와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유권자들의 선택이 잘못됐다며 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탓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선 출마 선언이 "내 캠페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캠페인"이라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의 대선 재도전이 "공격 받고 비난 받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나는 겁먹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의 연설은 35분 정도로 예정됐지만 1시간이 넘어서면서 보수성향인 <폭스뉴스>마저 생중계를 끊었고, CNN 등 다수의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연설 중 거짓 주장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선거 패배 책임론과 검찰 수사 '방패막이'로 조기 대선 출마 선언 

트럼프의 세번째 대선 출마 선언은 당초 공화당 낙승이 예상되던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트럼프 책임론'이 제기된 상태에서 서둘러 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입장에선 확산되는 선거 패배 책임론을 선제적으로 제압하고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중간선거에서 압도적 득표로 연임에 성공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선 트럼프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15일(현지시간) <텍사스트리뷴>에 따르면, 텍사스 공화당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CWS 리서치가 지난 12~13일 텍사스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 중에서 디샌티스가 43%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32%)를 제쳤다. 

야후뉴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가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공화당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디샌티가 1위를 차지했다. 디샌티스는 42%, 트럼프는 3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또 트럼프의 조기 대선 출마 선언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무장 폭동, 국가기밀문서 유출, 탈세 의혹 등 의회와 검찰 등에서 진행 중인 각종 수사를 염두에 둔 '방패' 차원이기도 하다. 이날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출마 선언에 대해 "공화당으로선 타이밍이 이보다 나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날 트럼프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트럼프는 미국을 실패하게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