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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에너지 무기화…유럽에 가스 공급 재개 후 '밀당'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 통화도…"국제 원유시장 상황 검토"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독일 등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재개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사 가스프롬은 터빈 수리를 이유로 독일 등 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열흘간 중단했었다.

그러나 송유관은 여전히 40%의 용량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유럽 관리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가스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부총리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석유·가스 위기 속에서 에너지 생산국으로서의 영향력과 자원을 유럽을 협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공급국으로서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 에너지 분석가는 "푸틴은 유럽이 겨울을 앞두고 가스 비축량을 쌓는 것을 원치 않으며 대신 유럽 대륙을 공황상태에 빠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러시아는 가스 공급을 재개는 했지만 공급량을 더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가스공급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 "서방에 수리를 요청한 송유관 가스터빈이 제때 반환되지 않고 있으며, 또 하나의 터빈이 고장났기에 수리를 맡긴 터빈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일일 수송량이 3000만㎥ 아래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노르트스트림-1의 최대 용량 대비 20% 수준으로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겨울을 앞두고 공급량을 더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해주는 발언인 셈이다. 

푸틴은 21일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빈 살만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폭등한 석유 증산을 촉구하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해 '주먹 인사'를 나눴던 인사다. 사우디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석유 생산 정책에 대한 결정은 "시장 논리와 OPEC플러스(OPEC+) 합의를 통해 이뤄진다"며 냉랭한 입장을 보였다. OPEC+에는 러시아도 포함돼 있다. 

푸틴과 빈 살만의 통화는 OPEC+ 회원국들간의 통화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상호 유익한 통상경제 관계 확대에 주안점을 두면서 양자 협력 현안들을 논의했다"면서 "현 국제 원유시장 상황도 깊이 있게 검토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필수적인 균형과 안정 유지를 위해 OPEC+ 참가국들이 스스로 맡은 의무를 일관되게 이행하고 있다는데 만족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