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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피해국들의 호소 "기온 상승은 우리에겐 사형선고"

바이든, 트럼프 대신해 사과했지만...툰베리 "기후변화 목표 미달성은 배신"

"지구 기온이 섭씨 2도 상승하면 섬과 해안 지역 사회에는 사형 선고가 될 것입니다. 우린 그 무서운 사형 선고를 원하지 않고 우린 여기에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 왔습니다.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작은 섬나라에 충분한 지원이 제공되지 못한 것은 생존과 생활 면에서 충분히 측정이 되고 있으며 이는 부도덕하고 부당합니다. 우리는 너무 눈이 멀고 귀가 멀어서 더 이상 인류의 외침을 듣지 못하는 것입니까?"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베이도스 미아 모틀리 총리는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탐욕과 이기심이 파괴의 씨앗 뿌리게 해서는 안된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강대국의 책임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모틀리 총리는 만약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지속가능한 에너지, 식량, 교통 등에 관심을 갖고 이에 더 많이 투자했다면 기후위기 문제는 덜 긴박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지금이라도 "우리에게 의존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태평양 섬나라 마셜제도의 티나 스테지 환경특사도 "국가가 잠기는 것을 막아달라"며 "이 세상 누구도 한 나라가 없어지는 것을 용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이 내놓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마셜제도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존재를 위협받게 될 최우선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이들 국가들이 지적하는 것은 기후위기 문제를 일으킨 것은 선진국들이지만 그 피해는 가난한 국가들이 더 많이 보고 있다. 선진국들은 빈곤국들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액을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로 늘리기로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미야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 ⓒAP=연합뉴스

바이든 "트럼프 대신해 사과"...환경운동가들 "행동 없는 약속은 기후위기 중단 못해"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에 대해 대신 사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지만 전임 행정부가 파리협약에서 탈퇴한 데 대해 사과한다"면서 미국의 탈퇴가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악영향을 끼친 점을 인정했다. 파리협약은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넷 제로'(Net Zero) 달성을 자체적으로 실천하자는 협약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인류가 짊어진 멸망의 날 장치"라면서 국제사회의 시급한 대응을 촉구하는 등 선진국 정상들도 일제히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행동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반성과 경고를 바라보는 기후변화 피해국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기후변화의 지도자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이는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 환경운동가들은 글래스고에서 회담장 밖에서 별도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총회에 참석한 세계 각국 정상들을 압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툰베리 등 4명의 청년 환경운동가들은 공개서한을 내고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 약속 이행을 촉구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은 배신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신들이 내리는 결정에 의해 무서운 미래가 현실이 되거나 현실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며 "지구가 파괴되면서 수백만명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세계 정상들은 기후변화 관련 회의를 열고 있지만, 실제 행동이 없는 약속은 기후위기를 중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10302160538435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