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바이든, '2005년 부시 악몽' 재현?...루이지애나에 허리케인 강타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취임 후 최대 정치적 위기에 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시험대에 들게 할 일이 또 발생했다.

허리케인 '아이다'(Ida)가 미국 루이지애나주를 급습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아이다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지역 등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해 100만 곳이 넘는 가정과 기업이 정전되는 등 피해를 입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지역의 병원들이 비상이 걸린 상태였는데, 여기에 정전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주 전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이 245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정전이 되면서 환자 이동 때 산소호흡기를 손으로 돌리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허리케인으로 환자들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도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이 지역은 16년 전인 2005년 초강력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몰아닥쳤던 지역이기도 하다. 카트리나는 뉴올리언스, 미시시피주 해안 마을을 강타해 무려 18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초강력 허리케인이 16년 만에 뉴올리언스에 상륙한 29일,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 테러로 사망한 미군 13명의 유해 송환식에 참석했다. 

미국을 강타한 이 두 가지 사건을 보면서 "갑자기 2005년이 된 것 같다"고 CNN이 30일 평했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2005년 허리케인과 중동에서 일으킨 두 개의 전쟁(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부시는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감행했고, 미국 국민들의 기대와 달리 장기화되는 전쟁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될 뿐 아니라 군인들의 희생도 커져갔다. 

여기에 2005년 카트리나로 2000명에 가까운 피해자가 발생하자 부시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CNN은 "카트리나는 대통령의 위기를 상징하는 상징물이 됐으며 부시는 그해 '쌍둥이 재앙'을 벗어나지 못한 뒤 정치적 권위와 영향력을 되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6년 전 카타리나 때는 제방이 무너지면서 피해가 극대화 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방 등 시설을 정비한 상황이라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란 현지 언론의 관측도 나오지만,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아직 모른다.

바이든은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복구에 연방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연방기관들이 비상인력 2000여 명과 물, 식량, 발전기를 보냈으며 지역당국, 적십자사 등이 최대 1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 대피처 수십곳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CNN은 "성공한 대통령들은 정치적 대재앙 이후 다시 일어선다.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모두 위기를 극복하고 연임에 성공했다. 지미 카터와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단임하게 됐고, 부시는 운이 좋게도 연임 직후 끔찍한 위기가 찾아왔다"면서 "앞으로 몇주 동안이 바이든의 입지에 결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무너진 집을 보고 절망하는 루이지애나 주민. ⓒCNN 화면 갈무리

▲허리케인 아이다가 상륙해 폭우가 쏟아지면서 거리가 물에 잠겼다. ⓒCNN 화면 갈무리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8310358230761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