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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선 개입설', '미얀마식 쿠데타'...트럼프는 "8월에 백악관에 복귀한다"

[워싱턴 주간 브리핑] 트럼프 진영의 '쿠데타 군불 떼기'가 불안한 이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8월까지 자신이 현직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복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다고 알려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만나는 몇몇 사람들에게 자신이 8월까지 (백악관으로) 복귀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메기 하버만 뉴욕타임스 기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8월 백악관 복귀설'은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인 마이크 린델 마이필로 CEO, 시드니 파월 전 트럼프 캠프 변호사 등도 주장하고 있다. 린델은 최근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 본부장 출신)의 팟캐스트 <워룸>에 나와 '중국 대선 개입설'을 주장하며 이 사실이 드러나면 트럼프가 8월에 백악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지난 주말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큐어넌(Qanon) 지지자들의 컨퍼런스에서도 등장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난 5월 30일 이 행사에서 미얀마식의 군부 쿠데타가 미국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CNN은 31일 플린의 쿠데타 발언에 대해 보도하면서 "미얀마 스타일의 쿠데타가 미국에서도 일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큐어넌 신봉자들 사이에서는 익숙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 행사에 참석한 큐어넌 신봉자들은 CNN과 인터뷰에서 쿠데타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이를 통해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큐어넌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 주요 정치인들, 로스차일드가를 포함한 일부 부자들, 헐리우드 스타들이 아동들의 피를 마시고 아동 성애를 즐기기 위해 아동들을 유괴하는 지하조직을 갖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유일하게 아동 유괴를 막는 정치인이라고 믿고 있다.

플린 "계엄령" 주장 '의회 폭동'으로 이어져..."쿠데타" 주장의 결말은? 

트럼프의 "8월 복귀 희망" 발언은 플린의 '쿠데타' 주장이 플린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아이디어라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무장 난입 사건이 발생한 전후의 과정을 복기해보면 유사한 상황 전개를 발견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 트럼프 진영 내에서 "바이든과 민주당의 선거 사기" 주장이 나오는 와중에 3성 장군 출신인 플린이 12월 백악관 회의에서 "계엄령 선포"를 주장했다. 이런 흐름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지난 1월 6일 의회에서 대선 결과를 공식적으로 승인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무산시키기 위한 무장 폭동으로 이어졌다.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정치의 방향과 전략, 전술을 짜던 이들은 스티브 배넌, 로저 스톤, 마이클 플린 등 비선 참모들이다. 이들에게 민주주의나 법치와 같은 그동안 미국 사회를 지탱해오던 원칙은 중요하지 않다. 법을 무시하고 넘나들면서 지지자들을 최대한 동원해 권력을 쟁취하는 게 중요하다. 

2020년 대선 패배 후 바이든 취임 전까지 일어난 상황은 트럼프가 그해 5월 '우편투표 사기론'을 거론하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트럼프가 직접 수차례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거부하고 나서고,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극우 무장조직인 '프라우드 보이'를 거명하며 "뒤로 물러서서 대기하고 있으라"고 지시를 내렸음에도 '의회 무장 폭동'은 차마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일부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이 우려하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고, '의회 무장 폭동'은 거기서도 한발 더 나간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온 국민이 TV 뉴스를 통해 트럼프 지지자들이 "(당시 부통령인) 펜스를 목 매달자"고 외치며 의회 문을 부수고 창문을 깨고 난입해 국회의사당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로 인해 경찰관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으며, 악화된 여론 때문에 트럼프는 백악관을 바이든에게 내주고 물러나야 했다. 

계속된 '음모론', 큐어넌 지지자들의 결집과 공화당 장악 목적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여전히 공화당 지지자들의 66%가 "바이든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마찬가지로 공화당 지지자들의 3분의 2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공화당 대선 후보로 원한다고 답했다. 또 공화당 지지자들의 85%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정책에 찬성하는 정치인들이 공화당 후보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퀴니피악 대학교 여론조사, 5월 27일 발표) 

트럼프 진영의 '쿠데타 군불 떼기'는 이성적인 차원에서 분석하면 두 가지를 이유로 찾을 수 있다. 우선 '8월 백악관 복귀설'은 일차적으로 큐어넌 신봉자들과 같은 극성 지지자들을 떠나지 않도록 만드는 연료 역할을 한다. 큐어넌 지지자들은 앞서 트럼프가 3월 4일에 백악관을 탈환한다고 믿었다. 3월 4일은 1933년 헌법 개정 이전 대통령 취임일이었다. '3월 복귀설'에 이어 '8월 복귀설'을 유포해 열성적인 지지자들을 계속 묶어두고 동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둘째, 이런 지지자들의 힘을 바탕으로 트럼프 진영이 공화당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지자들과 이들의 후원금으로 공화당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내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피즘에 충실한 후보를 공천해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내년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을 장악하는 것은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재도전에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다. 

문제는 '트럼프 정치'는 비이성적인 차원까지 가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이들의 '미얀마식 쿠데타' 주장은 '제2의 무장폭동'의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게 만든다. 

▲ 지난 1월 6일 국회의사당으로 몰려가기 전 트럼프 지지자들이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의사당으로 가라"고 연설했다. ⓒAP=연합뉴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6030206353120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