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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선대본부장의 '공작 정치', 유일한 한국계 미 하원의원 겨냥?

앤디 김 의원 상대 후보된 공화당 정치 신인, 스테피언이 배후

앤디 김(Andy Kim, 뉴저지 3선거구) 의원은 현재 유일한 한국계 미 하원의원이다. 그는 20년 만에 배출된 한국계 미국 연방의원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모두 일한 경험이 있는 외교안보전문가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도 가깝다. 2018년 선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김 의원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1월 3일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한반도 문제에서 트럼프 정부와 정책적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예상된다. 때문에 한국계 미국인들의 권익, 더 나아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김 의원의 정치적 역할이 중요하다.

2년에 한번씩 선거를 치러야 하는 미국 하원의원들에게 초선 못지 않게 중요한 시험대가 재선이다. 재선에 성공해야 이를 발판으로 다선의원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나갈 수 있다. 앤디 김 의원은 2018년 선거에서 공화당 현역의원인 톰 맥아더 후보를 상대로 신승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지만, 유권자의 절대 다수인 85%가 백인이며 2016년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6%를 앞섰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 값진 승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앤디 김은 기업들의 대규모 후원을 받지 않고 유권자들의 소액 다수 후원을 바탕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등 젊고 개혁적인 의원다운 행보를 보였다. 또 지역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등 지역구 관리도 충실히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예상됐던 케이트 깁스를 상대로 승리를 예상할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확보해 놓았다. 그런데 지난 7월 7일 치러진 뉴저지 예비경선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깁스 후보를 제치고 정치 신인인 데이비드 리히터가 공화당 후보로 당선됐다. 문제는 건설회사 CEO 출신인 리히터의 '깜짝 당선'을 가능하게 만든 배후 인물이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승진한 빌 스테피언이 리히터의 캠페인 기획자였다.

트럼프가 신임하는 참모답게 '정치공작'에 매우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스테피언은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의 참모 출신이다. 뉴저지주가 주무대인 셈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프레시안과 전화 통화에서 "스테피언은 원래 민주당 당적이었던 뉴저지 2지역구의 제프 반 드류 의원을 꼬셔서 공화당으로 이적시킨 인물이다. 그럴 정도로 권모술수에 능하다"고 현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김 대표는 "지역 선거에서 중앙당이 움직이면 선거판이 흔들릴 수 있다. 공화당 중앙당이 김 의원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삼고 스테피언이 트럼프를 동원해서 선거 유세를 도우면 판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종적 소수자(한국계, 아시안) 출신인 젊고 개혁적인 정치인이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운 꼼수 정치에 맞서 이길 수 있을지, 김 의원의 재선 도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앤디 김 의원 ⓒ프레시안(전홍기혜)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72104535298071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