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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평양의 '러브모텔', 스키니진 입은 북한, 아시나요?

[인터뷰] <조선자본주의공화국> 저자 다니엘 튜더 씨

 

"북한의 대동강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훨씬 맛있다"는 기사로 유명한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 북한에 관한 책을 냈다. 최근 발간된 <조선자본주의공화국>(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스 지음, 전병근 옮김, 비아북 펴냄)은 그가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 서울 주재 특파원과 함께 2년 전에 영어로 낸 책의 한국어판이다. 

이 책은 북한의 핵무기나 이를 둘러싼 국제 정세, 북한의 폐쇄적인 권력 구도 등 언론이나 학계에서 주로 다루는 정치적인 측면보다는 북한 주민들이 음주가무를 어떻게 즐기는지, 외국 TV와 영화를 어떻게 몰래 구해서 보는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휴대전화가 얼마나 '힙'한 물건인지, 결혼 전 남녀가 어떻게 '대실'을 해서 밀회를 즐기는지 등 일상 생활을 담았다. 이런 일상의 변화가 북한의 정치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해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이 기반했던 '북한 붕괴론'이 얼마나 일방적인 기대에 불과했는지 깨닫게 된다. 

튜더 씨는 인터뷰에서 북한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로 '시장화'를 언급하면서 "김정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화를 추진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하 경제를 따라가고 있다"며 "북한은 빨리 개방하면 (정부가) 통제력을 잃고 늦게 개방하면 주민들의 생계가 어려워진다. 이는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정은 정권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의존에 빠지지 않기 위해 "북한 정부는 '미니 대기업'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내고향'이라는 기업은 스포츠 의류와 여성용품, 식품 등 생필품을 만든다.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택시 서비스와 함께 '코카콜라'와 같은 음료도 생산한다"고 지적했다. 

두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북한의 미래에 대해 이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북한의 새로운 '시스템'은 불공정하며, 다윈의 적자생존 방식이다. 하지만 적어도 평균적인 시민에게 삶의 주체라는 느낌과 미미하기는 하나 스스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중략) 우리는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볼 때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 점진적인 국가 개방이라고 믿는다. (중략앞으로 10~20년 후 북한이 어떤 모습일지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250~253쪽)

북한을 마주하고 있지만 남한은 오히려 북한의 이런 변화에 관심이 없다. 남한의 다수 언론들은 일부 보수언론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주도하고 있는 '색깔론' 여론몰이에 여전히 빠져 있다. 영국의 기자들이 들여다본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의 생얼'은 그런 면에서 북한에 대해 입체적인 이해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다니엘 튜더 씨와의 인터뷰는 한국어로 진행됐다. 그가 사용한 영어 표현은 가능한 그대로 옮겼다. 김정은, 트럼프 등 주요 등장인물의 직함은 생략했다. (인터뷰 전문 보기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66374)

 

 

                                                                                         (사진 : 프레시안 최형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