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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노무현과 함께 꿈꾸던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생명의 정치'를"

[인터뷰]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정치권이 싸우는 동안 국민들은 죽어가고 있고,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결국 정치는 외면당하며 죽어가고 있다. 이 '죽음의 정치'를 떠나서, 강원도에서 '생명의 정치'를 하고 싶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 위원장이자 17·18·21대 3선 의원인 그가 왜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대선 패배 석 달 만에 치러지는 6.1 지방선거에 나섰다. 정당 간 격차에 비해 후보 간 격차는 적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열세다. 이번 선거에서 패할 경우,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급인 그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불투명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선거운동을 다니면서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주문진 어시장에 가서 어머니들의 거친 손을 잡고 인사"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소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 후보가 '승부수'로 던진 '강원특별자치도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예상대로 5월 말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이번 선거에서 이긴 강원도지사는 역사상 첫 '강원특별자치도 도지사'가 된다. 이 후보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이어 두 번째인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에 대해 도지사의 "역량"과 "비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친의 성함이 '강원'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강원의 아들"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이 후보는 이제 "생활정치, 삶의 질이 거대 담론"이라면서 "새로운 능력 있는 진보"의 모델을 강원도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18일 방송 출연을 위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더 절실해진다고 했다. "강원도는 내가 은혜를 많이 입은 곳 아닌가. 출마하게 된 계기를 많이들 묻는데, 사랑하면 운명을 거는 것 아닌가."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선거캠프
 

"도지사 출마 결심이 어려웠을 것 같다고? 사랑하면 운명을 거는 것"

프레시안 : 유튜브 공개 방송 중 "이광재"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던데, 방송이 끝나고도 사진 요청이 쇄도했다. 분위기 어땠는가. 

이광재 : 뜨거웠다! 

프레시안 : 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자 3선 중진 의원으로, 소위 말하는 '정치적으로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광재 : 주변에서 많이 만류했다. 내년에 당 원내대표 선거에도 나가고, 2년 뒤 총선에 출마해 4선 의원도 하면 되는데, 뭐 하러 어려운 길을 가느냐며…. 반면, 지지자들이 '아무런 희망이 없다'며 울면서 전화를 하기도 했다. 강원도 인제에 사는 한 어르신이 "국회의원 배지 달고 다니면 뭐하냐? 시골에는 이제 면 단위에서는 애 한 명 안 태어나는데"라면서 "이런 문제 하나 해결도 못하면서 정치하면 뭐 하냐?"라고 질책하셨다. 

어느 날인가 서재에 걸린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보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치 옆에서 '이광재, 지금 뭐하고 있나? 자네 나하고 정치한 사람 맞나'라는 호통이 들리는 것 같았다. 강원도는 내가 은혜를 많이 입은 곳 아닌가. 출마하게 된 계기를 많이들 묻는데, 사랑하면 운명을 거는 것 아닌가. 

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내가 잊고 살았던 것, 새벽 시장이나 주문진 어시장에 가서 어머니들의 거친 손을 잡고 인사할 때, 요양원에 가 장애인들이나 노인들을 만날 때, '내가 함께해야 할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진짜 땀 흘리고 노력하며 나와 함께할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구나.' 

이런 생각에, 선거운동을 하면 할수록 더 절실해졌다고 해야 할까? 한 신부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누군가를 연민하고 공감해서 눈물을 흘리면 그게 묵주다'라고. 

프레시안 : 도지사 출마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소명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은데…. 사실 선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광재 : 그렇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격차는 20%나 나지만, 강원도지사 후보 간 지지도 격차는 크지 않다.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또 주위에서 '얼굴이 좋아졌다'고 한다. '살은 빠졌는데. 얼굴이 굉장히 편안해 보인다'고들 말한다. 내가 잊고 살았던 것, 1980년대 중반 대학생으로 야간학교 교사 생활을 했을 때 미싱 보조원들과 중학교 검정고시 준비를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출마를 결심하기 잘했다. 땀 흘려 노력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얼굴이 편해졌다고들 하는 것 같다. 

*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는 적게는 3.3%p 오차범위 내 접전에서 많게는 두 자릿수인 11.5%p까지 벌어지는 등 요동치고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 여론조사는 춘천MBC·MBC강원영동·원주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강원도 거주 만18세 이상 유권자 812명을 대상으로 지난 5~6일 ARS 방식으로 실시한 결과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p). 두 자릿수 격차 여론조사는 매일경제·MBN이 메트릭스에 의뢰해 강원도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4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편집자.   

프레시안 : 지금 말한 그 대목, 현재 민심이 민주당에 실망한 이유 아닐까? 

이광재 : 그동안 산업화/민주화 성과를 이뤘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10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민의 삶의 질은 전 세계 30~35위 수준이다. 일자리 문제, 보육·교육 문제, 노후·연금 문제, 주택 문제 등에서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 

유럽은 국가 부채가 높고 개인 부채가 낮지만, 대한민국은 국가 부채는 양호하고 개인 부채는 3조 원에 육박한다. 심지어 부채 증가 속도가 전 세계 1위다. 개인이 빚을 내 집을 사고, 빚을 져 교육을 시키면서 노후마저 불안한 전쟁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이제는 '죽음의 정치'를 떠나 '생명의 정치'를 해야 할 때다. 국가의 GDP 수치가 아닌, 국민 삶의 질을 문제로 정치를 할 때다. 이런 '생명의 정치'를 강원도에서 시도해 성공해 보고 싶다.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25일 국회에서 '강원도를 위한 민주당 5대 비전 발표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김성환 정책위의장,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연합뉴스

노무현이 꿈꾸고 이광재가 추진할 '강원특별자치도' 

프레시안 : '강원특별자치도법'이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통과했다. '이광재의 승부수가 통했다'고도 하던데…. 특별자치도법, 강원도에 어떤 의미인가. 

이광재 : 역사적으로는, 1395년 6월 13일 '강원도'라는 도명이 만들어진 후 628년 만에 '강원특별자치도'로 이름이 바뀐다. 제주에 이어 두 번째 특별자치도가 탄생하는 것이다. 

먼저, 각종 규제 완화를 극복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두 번째는 중앙 정부 예산 배분에서 특별 지원을 받기 때문에 재정이 확대된다. 세 번째로는 국제학교 유치 등 교육 부분 특화로 소득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등 특화된 도시를 만들어 역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하고자 했다. 대한민국 자체를 네덜란드나 싱가포르처럼 규제에서 벗어난 나라를 만들고 싶어 했다. '강원특별자치도법'이 5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노 전 대통령의 바람대로 강원도를 성공 사례로 만들어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프레시안 :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2023년부터 시행된다. 실제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이광재 : 결국 지도자의 역량이다. 지도자가 '어떤 특별자치도를 만들 것인가' 하는 구상이 중요하다.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2011년 강원도지사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세계적인 지도자들과 많은 교류를 가졌다. 그러면서 강원도를 '글로벌 강원도'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라는 날개를 달고 '글로벌 강원도'가 되면, 지자체가 아닌 국제 도시들과도 경쟁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광재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가 지난 5월 7일 강원 삼척시청에서 '바다가 있는 스위스'와 연계한 동해·삼척 특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제주도와 강원도 모두 굉장히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에 규제 완화에 따른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광재 : 강원도의 자연을 훨씬 더 잘 가꾸려고 한다. 강원도는 거의 매년 산불이 난다. 지금까지 화재로 자연이 소실된 면적만 1억5000만 평(605.2㎢)으로 서울 크기다. 이처럼 매년 불이 난다는 것은 인재(人災)다. 이를 방지하려면, 소화전을 설치하고 방화벽을 만드는 등 인도와 소방도로(트레일)를 만들어야 한다. 소방도로 구축은 곧,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 생긴다는 것을 말한다. 이 계획이 바로, 동해안 대전환 프로젝트인 '바다가 있는 스위스'다.

산림청과 소방방재청, 바다와 관련된 기관까지 합쳐 업무를 총괄하는 동해안행정청을 구축하고 2조 원대 규모의 '바다가 있는 스위스' 프로젝트를 통해 동해안 트레일을 조성하고, 산불 피해지역에 나무·꽃·허브 단지를 만들어 캐나다의 부차트 가든(Butchart Gardens) 같은 관광 및 화장품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산불로 벌거숭이가 된 산을 자연친화적인 공간이자 산업발전 단지로 바꾸자는 것이다. 또 해안 산지를 따라 명품 휴양마을도 조성할 계획이다.

유럽의 경우 알프스 산맥의 경제적 효과가 엄청 나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산은 경제적 효과가 너무 없다. '바다가 있는 스위스'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자연을 지키면서도 생산 활동이 일어나는 유럽식 모델을 연구한 결과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면서, 자연도 보호하면서 인간의 생산 활동도 늘려나가는 비전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바다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해초 등을 심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대응책도 구상하고 있다.

▲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가 지난 5월 6일 강릉시청에서 무료버스 이용 등 어르신을 위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공약 중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과 돌봄 관련 정책이 눈에 띈다. 복지는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한데…. 

이광재 : '효도하는 도지사'와 '교육·돌봄 도지사', 이 두 가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적 부분에서는 과감한 성장 정책을 쓰겠지만, 복지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책을 시행하려고 한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 8만, 독거노인 7만 어르신을 포함해 강원도 33만 어르신 모두에게 '효도하는 도지사'가 되겠다. 표심을 노린 공약이 아니다. 실제 연세 드신 분들의 노후 준비가 너무 안 되어 있다. 자식들 교육 시키고 결혼할 때 방 한 칸 얻어주니, 남는 게 없다. 어르신들을 잘 모시는 게 기본 도리라고 생각한다. 

△ 65세 이상 어르신들 무료버스 도입, △ 독거노인 등 어려운 어르신 월 10∼20만 원 지원, △ 어르신 소득형 일자리 창출, △ '신바람 경로당' 파크골프장 설치 및 생활체육시설 확충, △ '스마트 경로당'을 통한 무료 와이파이 및 치매 예방 교육 등 강원도 어르신들이 '이광재가 도지사가 되니, 오래 살고 볼 일이구나' 만족하실 수 있게 하겠다.

0세부터 8세까지 지능의 80%가 발달하고, 13세까지 언어 능력 대부분이 발달한다고 한다. '교육·돌봄 도지사'는 교육감과 도지사가 협력해 지자체 예산 물꼬를 학교로 정확하게 보낸다는 구상이다. 의원 시절에도 지방 자치 수입의 10%를 의무적으로 학교에 보내는 '의무조례운동'을 추진했다. 

△ '교육혁신협의체' 구성을 통한 교육예산의 효율적 운영, △ 예산 배분 시 유보 체계 지원 확보를 위한 교육감과의 협의, △ 양질의 교육 제공을 위한 '좋은 교사' 확보 필요성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 

또 대학과 대학생들에게 집중 투자를 할 것이다. 지방에 있는 기업들은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고, 지방 학생들은 졸업해도 취직이 안 된다고 한다. 결국 '미스 매칭(miss matching)' 문제다. 의원 시절 대표 발의해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산업집적법' 역시 미스 매칭을 '매칭'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인력 양성-기업 고용'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대선은 대선이고,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다! 

프레시안 : 공약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까지 강원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최문순 지사가 내리 3선을 한 강원도에서 다시 민주당 소속 후보를 선택할까? 

이광재 : 최문순은 최문순이고, 이광재는 이광재다. 최문순 도지사의 장점은 많은 국민들이 인정하듯 서민적이고 소탈한 것이다. 배워야 할 점이다. 다만, 이광재는 '바다가 있는 스위스' 프로젝트와 같은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국가적 프로젝트를 하면, 강원도도 좋고 국가도 좋고. 이런 몇 가지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시행하면, 강원도도 바뀌고 대한민국도 바뀌는 것 아니겠나. 

의정 활동을 하면서 여당도 해보고 야당도 해봤는데, 결국은 공직자를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시범 사업을 많이 했는데, 사업계획서가 좋으면 공직자들도, 하물며 야당이라고 해도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프레시안 : 그럼에도 대선 후 석 달 만에 치러지는 선거다. 민주당에 대한 심판 분위기는 여전할 것 같은데….

이광재 : 대선은 대선이고 지선은 지선이다. 특히 강원도에서는 '이광재는 마음에 드는데 민주당은 마음에 안 든다'는 정서가 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두고 '강원의 아들'이라고 말하는데, 진짜 '강원의 아들'이 맞다. 아버지 함자가 '강'자 '원'자다.(웃음) 진짜 '강원의 아들'이다. 강원도는 제 운명이다. 

프레시안 : 혹시 강원도지사, 그 이후에는? 

이광재 : 지금은 도지사 당선에 주력해야 할 때다. 그렇지만, 도민들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다. '강원도당을 할 사람은 이광재고, 강원도에서 이광재를 키워 우리가 한 번 미래를 꿈꿔 보자!'와 같은…. '강원도를 키울 이광재! 강원도가 키워야 할 이광재!' 

▲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5월 19일, 이광재 강원도시자 후보가 환경미화 수거 업무를 돕고 있다.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선거캠프

"강원도에서 '생명의 정치'를 하고 싶다" 

프레시안 : 현재 민심,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이광재 : 지금 윤석열 새 정부도 국민들에게 큰 지지는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도 잘 못하고 있고. 국민들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집권여당에 대해서도 '이거 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고, 야당이 된 민주당에 대해서도 '이거 왜 이러지?'라는 식으로 국민들이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결국 민심은 새로운 대안을 누가 내느냐에 달려 있다.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이제는 국민의 삶의 질이다. 국민의힘 같은 산업화 세력이나 민주당 같은 민주화 세력 모두 국가주의에 빠져 있다. 산업화를 하면서 많은 소외계층을 만들었다. 비정규직이 전 세계 1위다. 

또 민주화가 됐다고 말하지만, 삶의 질은 굉장히 떨어져 있다. 이번 대선도 '내 일자리 문제 어떻게 해결할 거냐? 내 집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 세금 문제는? 노후 문제는? 이러다가 돈 다 쓴다고 우리 노후연금·국민연금 다 거덜 내는 것 아냐?' 하는 불안의 결과다. 이제는 '내 삶', '우리의 삶'을 지키는 문제에 답할 때다. 저는 강원도에서 그 모델을 만들고 싶다.

쉽게 표현하자면, 이광재가 이번 선거에 출마한 것은 대선 이후 잠 못 이루는 분들 더하기 '당당당'이다. 당당당은 '식당' '서당' '경로당'인데, 식당은 먹고 사는 문제, 즉 일자리! 그 다음은 서당, 즉 교육과 복지인데 돌봄 및 취업 문제를 극복하기! 그리고 경로당은 노후 불안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노인 자살률 1위인 나라에서 어떻게 세계 경제 규모 10위 국가라고 자랑할 수 있나. 이제는 '당당'하게, 확실하게 제 길을 갈 생각이다. 

좀 더 부연하자면,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최근 정치를 그만두면서 "거대담론 시대가 저물고 생활정치 시대가 왔다"며 본인은 역할을 다했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생활정치, 삶의 질이 이제는 우리의 거대담론'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 새로운 능력 있는 진보, 기술 진보로 도약할 수 있다. 

▲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가 도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정치인 김영춘의 퇴장은,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의 첫 은퇴 선언이라는 의미 외에도 기존 정치인이 아닌 젊은 정치인에게 길을 내주어야 한다는 뜻도 있다. '386' 혹은 '586' 퇴진론에 있어 이광재 후보도 자유롭지는 않지 않나. 

이광재 :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나이가 적고 많고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우리가 왜 2004년 열린우리당 당시 실패했는가. 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과거사진상규명법·언론관계법 등 '4대 개혁 입법' 이면의 민생 문제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민주화를 이끈 학생운동에 빚진 마음으로 '386'이라는 대표집단을 의원으로 뽑았지만, '왜 내 집 문제는 얘기 안 하느냐' 같은 비판이 있었다.

정치권이 '죽음의 정치'에 빠져 있다. 서로 싸우면서 침몰하고 있다. 국민들의 삶과 떨어져 있어 외면당하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욕먹는 것 아닌가. 

대기업에 다녀도 60세 정년 뒤 수명 연장에 따른 100세까지 40년 동안 뭘 먹고 살라는 거냐 등 개인의 고민은 깊은데 정치권은 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여당도 안 내고 야당도 안 낸다. 

예를 들면, 코인에 대해 가상자산은 자산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걸, 어떤 청년들이 받아들이겠는가. 월급쟁이 세금은 100% 세원이 노출되지만, 고액 소득자의 세원 노출은 50%가 안 된다. '조세 정의'는 과연 어디 있느냐? 결국은 국민의 삶에 집중해야 한다. 

정치권이 싸우는 동안 국민들은 죽어가고 있고,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결국 정치는 외면당하며 죽어가고 있다. 이 '죽음의 정치'를 떠나서, 강원도에서 '생명의 정치'를 하고 싶다. 국회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나와야 하고, 지자체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나와야 한다. 국민들의 삶의 질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경쟁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