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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와 오바마의 '주먹인사'...트럼프는 환경 정책 훼손

'기후변화 행동' 고조된 워싱턴....트럼프는 배기가스 배출 기준 완화 고집

 

"나는 당신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유감입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찾아 상원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다.

"우리들(기후변화 운동에 앞장서는 10대들)에 대한 칭찬을 아껴주십시오. 우리는 그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아무 것도 이끌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영감을 주는지 말하기 위해 우리를 초대하지 마십시오. 당신(의원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조언을 원한다면, 과학자들을 초대하고, 과학자들에게 그들의 전문지식을 물어보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말이 아니라 과학자들의 말을 듣는 것을 원합니다."

툰베리의 날카로운 지적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회에 참석한 에드 마키 상원의원(민주당, 매사추세스) 등 많은 정치인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툰베리는 지난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며 등교 거부 운동을 시작하면서 전 세계의 기후 변화 행동을 이끄는 세계적인 운동가가 됐다. 툰베리는 오는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그는 배기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고 영국에서 뉴욕까지 15일간 친환경 요트로 항해해 지난 8월 28일 뉴욕항에 도착했다.

툰베리는 또 17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트위터를 통해 툰베리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툰베리를 "우리 지구의 가장 위대한 변호인"이라면서 "그는 자신의 세대가 기후 변화의 타격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툰베리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너무 작아서 세계를 바꾸지 못하고 영향을 줄 수도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창의성을 발휘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주먹 인사를 주고 받으면서 "너와 나는 한팀"이라고 화답했다.

툰베리는 미국에 머무르면서 오는 20일 뉴욕에서 열리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에 참가하고, 23일 유엔 정상회의에서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 툰베리와 주먹인사를 나누는 오바마 전 대통령. ⓒ오바마 페이스북


트럼프, 배기가스 배출 기준 놓고 캘리포니아주와 '맞장'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흐름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청정 공기법(Clean Air Act)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배기관 배출권 포기권한(tailpipe emission waiver)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연방 정부와 별도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권한을 취소하겠다는 의미다. 캘리포니아주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정부보다 더 엄격한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다른 13개 주도 연방정부보다 높은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정부는 소비자를 위해 훨씬 저렴한 자동차를 생산하고 동시에 실질적으로 더 안전한 차를 만들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권한을 철회한다"며 "이는 가격과 안전상의 이점 때문에 더 많은 차 생산으로 이어질 것이며, 또 오래되고 오염이 심한 구형 자동차가 환경 친화적인 새 차로 대체될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 많은 생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이런 조치는 주 정부와 행정 권한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불가피하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은 연방 정부가 주 정부의 독자적인 권한은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위터 발언에 대해 "법정에서 거센 역풍을 맞을 것 같은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바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