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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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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때렸으니, 강간이 아니다? "폭행·협박 전제하는 강간죄 개정해야" 지난달 법원이 10세 아동이 채팅앱을 통해 만난 30대 남성에게 성폭행 당했으나 미성년자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려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한규현)는 지난 6월 13일 성폭력처벌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이 씨가 폭행·협박으로 피해자 A양을 억압해 성폭행했다고 판단해 미성년자 강간죄를 적용해 징역 8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만으로는 폭행·협박을 입증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미성년자 강간죄가 아닌 미성년자 의제강간죄를 적용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런 '비상식적인 판결'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우리 형..
"성폭력 피해자, 싸워서 이긴 사람들로 기억하자" [인터뷰] 이은의 변호사 2019년 새해 들어서도 '미투(#METOO)' 폭로는 계속 되고 있다.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에 이어, 지난 14일에는 유도 신유용 전 선수가 열일곱 살 때 자신을 지도하던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해 고발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심석희 사건', '신유용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가 이런 책임을 어떻게 방기해왔는가를 깨달았으면 한다. 신유용 전 선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더 이상의 열일곱 살의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신유용 사건으로 기억해 달라'고 했던데,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제 사건에 대해서도 '이은의 사건'으로 기억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코치한테 당한 성폭행이나 직장 내 성희롱 같은 피해로서가 아니라, 구조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이 문제를 ..
"전쟁이 끝나면 남자는 '영웅', 여자는 '매춘부'?" [프레시안 books] 방글라데시 '비랑가나' 이야기 "너는 우리의 국민이 화환으로 우리를 맞아줄 것으로 생각해? 아니, 매리. 그런 일은 세계 역사에서 일어난 적이 없어. 전쟁이 끝나면 남자들은 영웅으로 칭송받지만 여자들은 타락했다는 말을 들어. 그냥 봐봐, 그들은 우리를 창녀로 만들 거야." (샤힌 아크타르 지음, 유숙열 옮김, 이프북스 펴냄)는 1971년 방글라데시의 독립전쟁을 배경으로 한 다큐 소설이다. '비랑가나'는 원래 '용감한 영웅'이라는 의미의 단어로 전쟁 당시 파키스탄군에 억류됐던 여성들을 칭송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파키스탄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방글라데시 정치 지도자 세이크 무집이 연설에서 "당신들은 우리들의 어머니, 용감한 비랑가나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대중적으로 쓰여졌다. ▲ (샤힌..
"직장 내 성폭력은 구성원 모두의 문제입니다" [인터뷰] 이윤상 KBS 성평등센터장 "직장내 성희롱, 성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일이라는 생각 자체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폭력을 가능하게 했던 조직 문화가 있고, 거기에 우리가 다 몸담고 있습니다. 그 문화 속에 피해자, 가해자, 목격자가 존재하고, 나는 피해자의 친구일 수도, 가해자의 친구일 수도, 혹은 사건이 발생한 부서의 부서장일 수도 있습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것은 직장 내 성희롱에는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따라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많습니다. 내가 속한 부서에서 피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고려해 사건 발생 자체를 떠들고 다니지 않는 사람, 혹은 떠들고 다니는 사람에게 '그건 2차 피해를 유발하는 일’이라고 경고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가해자에게 잘못을 지..
"아동 성추행, 무죄 만들어드립니다" 광고 난무한 세상 [미투운동 이후 입법 과제 점검] ① 강간죄의 재구성과 피해자 보호 입법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내 성폭력 폭로로 불붙은 미투(#METoo) 운동 이후 130여 개의 미투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많은 법이 제출됐다는 것은 미투운동에 대한 관심과 그 영향력이 컸다고도 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성 인권이 그만큼 법적인 사각지대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련 입법은 우후죽순 쏟아졌지만, 지난 8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재판에서 1심 결과에서도 확인되었듯이 법과 제도의 변화는 현실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투 운동 이후 입법 과제를 점검하기 위한 토론회('미투 운동, 법을 바꾸다')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입법 과제를 ..
조국 "안희정 1심, 대법원 판결 변화와 배치" [프레시안 books] 개정증보판 내..."강간은 영혼살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지난 2003년 발간한 (박영사 펴냄)의 전면개정판을 냈다. 조국 수석은 지난 2004년 제2판을 발간한 뒤 현시점에서 전면개정판을 내게 된 계기로 2018년 한국 사회를 강타한 '미투 운동'을 지적했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은 단지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피해자의 고통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거나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 성폭력 가해자의 보다 엄격한 처벌과 피해자의 보다 철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 법조계·언론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성적 자기결정권 및 이에 대한 침탈인 성폭력에 대해 자신의 인식을 전화해야 한다는 것 등에 대해 상당한 대중적 공감이 이뤄지게 됐다. 사실 이러한 ..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경찰 재조사 실패했다"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에 대한 경찰 재수사가 새로운 내용을 전혀 밝혀낸 것 없이 요식행위로 끝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성폭력 피해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지난 2004년 동생의 권유로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영(가명) 씨가 배우들을 관리하던 관리자 등 12명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가영 씨는 성폭력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오히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언어 성희롱, 모욕 등 2차 피해를 입고 2006년 법적 대응을 포기하고 고소를 취하했고, 결국 이를 비관해 2009년 8월 28일 자살했다. 이후 죄책감에 시달려온 동생마저 언니가 사망한지 6일 만에 자살했다. (관련 기사 : 단역 배우 어머니 "국가는 없었다") 피해 자매의 어머니 장연록 씨와 그를 돕..
현직 형사가 직접 알려주는 '여성 범죄 꼼짝마!' [인터뷰] 쓴 이회림 경사 (이회림 지음, 청림라이프 펴냄). 지구대·파출소의 순찰요원, 형사과 성범죄 수사 전담요원, 경제팀 수사관, 원스톱인권센터 피해자 지킴이,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팀 형사 등 경력 13년 차 현직 경찰이 성범죄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담은 책을 냈다. 이 책은 데이트 폭력, 바바리맨, 택배를 가장한 범죄, 몰카 범죄 등 다양한 성폭력 유형에 따른 대처법과 기본적인 호신술 및 안전 관련 정보 등을 담고 있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여성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회림 경사는 책을 쓰게 된 계기로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꼽았다. 당시 "여성이라서 죽였다"는 가해자의 발언을 접한 여성들이 느끼는 충격과 공포에 대해, 이 경사 자신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성으로서..